시청앞/ 매사 치우침없는 평상의 이치를 실천해야
시청앞/ 매사 치우침없는 평상의 이치를 실천해야
  • 정칠석
  • 승인 2020.12.0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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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仲尼曰(중니왈) 君子中庸(군자중용)이요 小人反中庸(소인반중용)이라.

이 말은 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군자는 중용을 몸소 실천하며 소인은 중용을 어긴다’라는 의미이다.

예로부터 중용의 의미에 대한 논의는 무수히 있어 왔고 그 말들이 또한 실로 복잡다단해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러나 중용의 의미는 사실상 간단하다. 단지 그 의미에 대한 해석의 시각과 실천방법에 대한 견해의 차로 인해 무수하고 복잡다단한 논의를 낳았던 것이다. 朱熹(주희)는 ‘중용은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평상의 이치’라고 정의했다. 혹자는 庸(용)을 바뀌지 않는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중용은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바뀌지 않는 이치이다. 모두 맞는 말이다. 사실 중용의 핵심은 中(중)에 있으며 庸(용)은 중의 평상성 또는 항상성을 말한 것이다. 즉 중이 갖는 최고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윤리적 사상적으로 체계화한 것이 중용의 사상이다. 중국에서 중용사상이 성립된 것은 아주 오래전이며 사실 시대와 학파를 막론하고 그 근저를 흐르는 사상이 중용사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중용의 실천이다. 어떻게 덕을 올바르게 실현하는가가 문제이다.

작금에 들어 검찰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 명령에 대한 검사들의 집단 성명 사태에 법무부 장관이 입장문을 내고 조치가 정당했음을 강조했다. 추 장관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충분한 진상 확인과 방대한 근거자료를 수집해 이뤄졌다”며 “대내외 다양한 의견을 참고해 법과 절차에 따라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검사들이 직무 배제가 위법하고 부당하다고 항의한 것은 실제로 원칙과 절차를 지키지 않은 대목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을 추 장관은 직시했으면 싶다. 법무부가 검사 징계위원회 뒤로 감찰위원회를 미뤘던 것을 비롯 법무부 감찰관이 수사의뢰에 부정적이자 법무장관은 그 부하 직원인 감찰담당관을 시켜 수사의뢰하기도 하고 검찰총장의 감찰 불응이 직무정지 사유 중 하나로 포함됐는데 서면조사 등으로 진상을 확인할 방법이 있는데도 이를 건너뛰며 징계 절차로 직행한 것은 절차를 무시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결국 고검장부터 평검사까지 동참한 초유의 검란은 원칙도 절차도 없이 막무가내로 검찰총장 해임을 밀어붙였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닌가 싶다. ‘군자는 중용을 몸소 실천하며 소인은 중용을 어긴다’는 공자의 말씀을 되새기며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