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비법단사 황천강벌이란 말의 의미 되새겨야
시청앞/ 비법단사 황천강벌이란 말의 의미 되새겨야
  • 정칠석
  • 승인 2021.0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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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法者君命也(법자군명야) 不守法(불수법) 是不遵君命者也(시불준군명자야) 爲人臣者(위인신자) 其敢爲是乎(기감위시호). 確然持守(확연지수) 不撓不奪(불요불탈) 便是人欲退(편시인욕퇴) 聽天理流行(청천이유행).

이 말은 牧民心書(목민심서) 奉公六條(봉공육조) 守法(수법)편에 나오는 말로써 ‘법이라는 것은 임금의 명령이니 법을 지키지 않음은 곧 임금의 명령을 받들어 행하지 않는 것이다. 신하된 자가 감히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법을 확고하게 유지하고 지켜 오로지 굽히지도 않고 빼앗기지도 않으면 사람은 욕망을 물리치고 천리의 흐름에 귀 기울이게 될 것이다’라는 의미이다.

책상위에 大明律(대명률) 한 권과 大典通編(대전통편) 한 권을 놓아두고 항상 펴 보면서 그 조문과 사례를 두루 알고 있어야 법을 지키고 명령을 시행하며 송사의 판결 및 기타 여러 가지 공무를 수행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무릇 법의 조항에 금지된 것은 조금이라도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니 비록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오는 고을의 관례가 있더라도 진실로 국법에 현저히 위배되는 것은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세종때 許稠(허주)가 전주 판관이 되었는데 청렴한 절개를 지켜 굳세고도 현명하게 일을 처단하였다. 그는 ‘非法斷事 皇天降罰(비법단사 황천강벌)’ 즉 ‘법 아닌 것으로 일을 처리하면 황제와 하늘이 벌을 내린다’라는 여덟 글자를 현판에 써서 公廳(공청)의 마루에 걸어 놓고는 스스로 법을 준수할 것을 맹세했다.

작금에 들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19년 3월 해외로 빠져나가다가 공항에서 제지당한 출국금지가 허위공문서 작성 등 불법적 절차에 의한 것이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검사가 가짜 내사번호와 이미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번호를 적은 출국금지 요청서를 제시해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막고 나중에 이것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관련자들이 법무부 등에서 조직적으로 조작 은폐했다는 게 그 의혹의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수사 검사의 지시나 요청이 없었는데도 법무부 직원들이 김 전 차관의 출국 여부 등 개인정보를 수시로 열람하는 등 불법사찰 의혹도 제기됐는가 하면 가짜 내사번호를 써서 출국을 막은 이모 검사와 이모 당시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유착 의혹 등 그 불똥이 청와대까지 번지고 있다.

초법적 공권력 사용은 법치국가에서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 대검은 지난달 초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등의 고발 직후 관련 사건을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배당했다가 진척이 없자 최근 수원지검 본청에 재배당했다. 차제에 검찰은 조속한 시일 내 엄정한 수사를 통해 관련 의혹을 명명백백히 규명해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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