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칼럼 / ‘은평 방역 365일’은 계속된다
단체장칼럼 / ‘은평 방역 365일’은 계속된다
  • 김미경 은평구청장
  • 승인 2021.02.25 09:35
  • 댓글 0

김미경 은평구청장

[시정일보]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코로나19에 써주세요”

삐뚤빼뚤한 글씨가 적힌 꼬깃꼬깃한 종이에 쓰인 문구가 왠지 정겹다. 작년 은평 불광2동 주민센터에는 이 손편지와 함께 본인의 끼니를 줄여가며 모은 돈 74만원을 들고 한 어르신이 찾아왔다. 이 어르신은 코로나19로 힘든 의료진과 열악한 형편의 사람들에게 써달라며 기부를 했다.

이러한 익명 주민들의 따뜻한 기부 덕분일까? 지난해 2월24일 은평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래로 코로나19 초기부터 민관이 똘똘 뭉쳐 마을의 안전을 지켜 왔다. 마을 단체 등은 자발적으로 ‘착한 숨 마스크’ ‘정 나눔 건강 마스크’ 등 정감 어린 이름을 붙여가며 만든 면 마스크를 주민들에게 전달했고 지역 주민들은 릴레이 성금과 물품을 이웃에게 기부해 왔다.

작년 은평성모병원에 첫 확진자가 나왔을 때 위기를 느꼈다. 병원내 감염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은평은 즉각적인 대응체계를 갖춰 지역사회로의 전파를 차단하고 병원내 추가 확진자를 막았다. 은평성모병원의 사례는 세계보건기구에 코로나19 대응전략으로 소개된 바도 있다.

은평은 환자와 의료진이 분리된 글로브월 시스템을 도입한 위킹스루, 전국최초 장애인·외국인·노인을 위한 시각 지원판 등 선별진료소 체계를 주민친화적으로 만들어 탄탄한 방역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지역 의료단체와 770여 의료시설, 830여 의약품 판매업소와 연대해 감염병 관리 네트워크를 통한 촘촘한 위기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전국 최초로 자율방재단을 구성해 관내 약 970여 장소에 방역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러한 철통 같은 방역으로 은평은 질병관리청 확진자 기준인 인구 10만 명 발생률에서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경제의 위기를 가져왔고 은평은 지역경제 살리기에도 적극 나섰다. 전통시장·골목상권 살리기에 총력적으로 나서 방역과 지역소비 확산을 병행했다. ‘아름다운 소비 캠페인’으로 전 직원이 기금을 마련해 각 복지시설·법인 등의 의견을 청취하고 필요한 물품을 지역 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으로부터 구매, 배부했다.

기부 릴레이는 착한 임대인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작년 초 은평은 코로나19로 힘든 임차인에게 4개월간 50% 임대료를 인하하는 착한 건물주가 등장하면서 자연스레 착한 임대인의 화두가 떠올랐다. 이에 구에서는 선제적으로 2020년 1월 둥지내몰림 현상 방지를 위한 상생협약을 연서시장과 체결하는 등 착한 임대인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이처럼 은평은 릴레이성금과 물품, 면마스크 자원봉사, 자율방재단 활동 등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활발했다. 이는 10년 넘게 이어오는 주민참여위원회를 비롯한 주민자치에 힘입은 바 크다. 지역내 다양한 사업에 주민이 참여하면서 생겨난 민관협치의 네크워크가 배경이 된 셈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의 공공보건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실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 시민 사회가 코로나19 대응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코로나19 1주년 방역의 작은 성과에 안주할 여유가 없다. 당장 백신 예방접종이라는 코로나19 방역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과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은평은 지난 2월17일 백신 예방접종 시행 추진 발대식을 갖고 백신접종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백신접종은 분기별로, 접종 대상자를 선정하고 혹여라도 있을 수 있는 이상 반응시 대비를 위해 주도면밀한 대책이 필요한 영역이다. 은평은 백신접종에 한치의 틈도 주지 않고 대처할 계획이다. 은평 방역의 365일은 감염병 완전 퇴치까지 지속될 것이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