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 지역리더는 ‘변화는 하되 변함은 없다’ 명제를 실천해야
시정칼럼 / 지역리더는 ‘변화는 하되 변함은 없다’ 명제를 실천해야
  • 권혁중 논설위원
  • 승인 2021.03.18 14:00
  • 댓글 0

권혁중 논설위원
권혁중 논설위원
권혁중 논설위원

 

[시정일보]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만남을 가지면서 살아간다. 이를 인연(因緣)이라고도 부른다. 보이는 인연과 보이지 않는 인연을 어떻게 자신의 삶과 연결시켜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와 인생도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부부관계를 맺은 인연을 천생연분(天生緣分)이라고 칭한다.

지역의 리더는 얼마나 지역주민들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을까? 이를 우리는 주민과의 소통(疏通)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전후로 일부 세력에서 ‘소통'이라는 구호를 사회 여기저기에 들이밀기 시작했다. 물론 없는 단어를 창조한 것은 아니고 원래 소통이란 단어는 인터넷 방송쪽에서 쓰던 단어이다. 소통을 원활하게 잘하는 리더를 지역주민들은 늘 선택한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불통 대통령! 불통 장관! 불통 시장(군수)! 등의 용어를 언론을 통해 많이 들어왔고 접하고 있다.

지역을 변화·발전시키겠다는 꿈을 품고 지역의 리더로 나서는 사람은 가장 먼저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에 얼마만큼 열정을 쏟고 있는지 평가받아야 한다. 따라서 지역을 이끌겠다고 준비하는 사람은 형식지향적인 사람보다는 현장을 누비고 지역주민들과 격의 없이 의견을 나누는 현장 중시형이면서 실사구시형이 되어야 한다. 지역현장에서 직접 경청한 주민들의 의견을 토대로 지역 변화·발전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때 ‘주민주도형 지역사업’이 정착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주민과 지역리더는 지역의 변화·발전사업에 대해서는 ‘책임공유제’ 방식을 공유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역을 변화·발전시키는 원동력은 지역의 주인인 지역주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지역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 중 가장 큰 가치는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이다. 그렇다면 지역 리더의 역량 중 ‘변화는 하되 변함은 없다’라는 명제란 무슨 의미일까? 표현은 아주 쉬운데 실천은 어려운 명제이다. 쉽게 표현하면 정책은 변화하되 주민섬김은 변함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장자(莊子)> 외물편(外物篇)에 보면 득어망전(得魚忘筌)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온다. 풀어쓰면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는다는 뜻으로, 바라던 바를 이루고 나면 그 목적(目的)을 달성(達成)하기 위(爲)해서 썼던 사물(事物)을 잊어버림을 비유(比喩ㆍ譬喩)해 이르는 말이다. 자기의 뜻한 바를 이룬 후에는 그 수단이나 과정에 대하여는 애착을 갖지 말라는 것인데, 오늘날에는 토사구팽(兎死狗烹)처럼 배은망덕한다는 뜻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칸트가 “인간을 수단으로 대하지 말고 목적으로 생각하라”는 말과 궤도를 같이한다.

지역을 변화·발전시키기 위해 선출직으로 나서는 사람은 반드시 주민섬김은 변하지 않는 절대가치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주민들은 선택한 지역리더가 올바르게 주민을 섬기고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 특히, 지역리더는 올바른 주민섬김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가슴깊이 새기고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시대이다.

위대한 지도자는 상상을 통해 없는 미래를 그려내고, 거기에 의미를 더해 스토리를 만든 다음, 끝없는 소통을 통해 이를 공유함으로써, 대규모 유연한 협력을 이끌어 낸다. 이를 비저너리 리더(Visionary Leader)라 칭한다.

글을 갈무리하면서 유발하라리(역사학자·철학자)교수의 저서 ‘호모데우스’에 나오는 내용을 소개한다.

오늘날 인류가 세계를 정복한 주요 요인은 여럿이 소통하는 능력이었다. 오늘날 인간이 이 행성을 지배한 것은 인간 개인이 침팬지나 늑대보다 훨씬 더 영리하고 손놀림이 민첩해서가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가 여럿이서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는 유일한 종(種)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