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무엇이 민심을 분노하게 했는지 냉정히 돌아봐야
기자수첩 / 무엇이 민심을 분노하게 했는지 냉정히 돌아봐야
  • 정칠석
  • 승인 2021.04.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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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정칠석 기자] 내년 3월9일 치러질 대선의 전초전격인 4·7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하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두며 막을 내렸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함으로써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게 됐다. 무엇보다 여당의 참패 원인은 독선·독주하는 현 정부에 대해 유권자 다수가 실망과 불만을 표출하며 불과 1년여 전 지난해 4·15 총선에서 여당에 압도적인 의석을 몰아줬던 민심이 이반하며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다.

大學(대학) ‘詩經(시경)의 시에 ‘殷之未喪師(은지미상사) 克配上帝(극배상제) 儀監于殷(의감우은) 峻命不易(준명불역) 道得衆則得國(도득중즉득국) 失衆則失國(실중즉실국)’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옛날 은나라가 대중의 지지를 잃지 않고 창성했던 것은 상제의 뜻에 맞게 정치를 잘 시행했기 때문이니 그런 은나라의 경우를 귀감으로 삼는다면 주나라가 이어받은 천명은 변함없이 영원히 이어지리라 했다. 이는 대중의 지지를 얻으면 나라를 얻게 되고 대중의 지지를 잃으면 나라를 잃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번에 유권자들이 집권 여당에 대해 확연하게 등을 돌리며 철퇴를 내린 것은 지난해 총선에서 180여 석의 거대 여권을 만들어 줬음에도 불구하고 의석수에만 도취돼 국민의 눈높이와 상관없이 오만방자한 국정 운영을 하며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여주는 데 신물 났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면서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의원총회에서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청와대를 비롯해 집권 여당과 초선 의원들이 입장문을 내며 성찰과 반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책은 그대로이고 비대위 구성에 대해서도 “또다시 기승전-친문이냐"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모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의의 핵심은 불공정에 대한 분노”라며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또 일부에선 선거 패배의 이유로 언론의 편파성을 드는 등 말뿐인 성찰과 반성으로 진정성을 의심케 하도록 하고 있어 아직도 ‘그들만의 인식’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재·보선 참패의 원인을 그간 국정운영의 잘잘못에 따져 무엇이 이토록 민심을 분노하게 했는지 냉정히 돌아보며 스스로에게서 찾으려 하지 않고 언론 탓을 하며 선거가 끝났다고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또다시 내로남불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민심의 이반이 더욱 가속화돼 국민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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