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중용을 실천하지 않으면 혼란으로 치닫아
시청앞 / 중용을 실천하지 않으면 혼란으로 치닫아
  • 정칠석
  • 승인 2021.04.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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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子曰(자왈) 道其不行矣夫(도기불행의부)인저. 我知之矣(아지지의)로다. 知者過之(지자과지)하며 愚者不及也(우자불급야)니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공자가 말하기를 도가 진정 행해지지 않는구나. 지혜로운 자는 지나치며 어리석은 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는 의미이다.

道(도)는 性(성)을 따르는 것이다. 또한 中庸(중용)의 道(도)이다. 중용은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 어디에나 있다. 중용의 용에 이미 平常(평상)의 뜻이 있듯이 중용은 무슨 고매하고 원대한 곳에 있는 초월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 어디에나 있다.

우리는 매일 먹고 마시면서 그 맛을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 드문 것과 같이 중용의 도를 깨우치고 실천하는 사람이 드물어 도가 행해지지 않는 세상이 돼 버렸다.

공자는 앞에서 중용의 도를 제대로 실천할 줄 아는 사람이 드물게 된 지가 오래임을 탄식했고 여기서도 중용의 도가 행해지지 않음을 탄식했다.

또한 論語(논어)에도 도가 행해지지 않음을 탄식한 공자의 말이 실려 있다. 잘난 자는 너무 지나치고 못난 자는 너무 모자라서 중용을 실천하지 못해 혼란으로 치닫는 세상을 탄식했다. 즉 우리가 늘 마주치고 처리하는 일상의 만사에 바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혜로운 자는 너무 지혜를 믿고 추구하는 까닭에 그저 고매하고 원대한 곳에서 중용을 찾으려고 한다. 실제로 우리는 사고와 이론에 치우친 나머지현상과 실천을 등한시 여기는 지식인의 폐단을 많이 본다. 중용의 도가 행해지기 어려운 것이다.

작금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제102주년 기념식 도중 김원웅 광복회장이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멱살을 잡히는 추태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장과 임시정부 국무위원 등을 지낸 당헌 김붕준 선생의 손자로 일가족 7명이 모두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 집안 출신인 김임용(69세)씨는 “김 회장이 사익을 위해 광복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광복회원들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킨 데 분노한 것”이라며 “형사 고발을 각오하고 한 일”이라고 했다.

광복회는 독립유공자와 후손들로 구성, 우리나라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단체다. 광복회 정관 9조(정치활동 등의 금지)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반대하는 등 일체의 정치 활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김 회장은 그간 이념 편향뿐만 아니라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팔아 자기 정치를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어떠한 경우라도 광복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선열의 뜻을 받들어 국민을 하나 되게 하라는 게 광복회 설립취지를 망각하는 행태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