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공직에 종사하려는 자는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시청앞 / 공직에 종사하려는 자는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 정칠석
  • 승인 2021.05.0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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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정일보 정칠석 기자] 興居有節(흥거유절) 冠帶整飭(관대정칙) 民以莊(이민이장) 古之道也(고지도야).

이 말은 牧民心書(목민심서) 律己六條(율기육조) 제1조 飭躬(칙궁)에 나오는 말로써 ‘기거에 절도가 있고 의관을 단정히 하고 백성들을 대함에 있어 엄한 것이 예부터 내려오는 도이다’라는 의미이다.

율기육조는 목민관이 자신을 잘 단속하고 언행에 흐트러짐이 없도록 하기 위해 지켜야 할 여섯가지 항목을 말한다. 비단 이는 모든 공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나 공직에 임하려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말씀이다. 그 첫 번째가 飭躬(칙궁)인데 칙궁은 자신을 스스로 타일러 경계하고 삼가는 것을 말한다. 목민관은 날이 밝기 전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촛불을 밝히고 세수를 한 뒤 의관을 단정히 하고 묵묵히 정좌해 神氣(신기)를 가다듬어야 한다. 그리고 그날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 선후를 정한다. 모든 공무를 수행함에 있어 사욕을 끊고 천리를 따르려고 애써야 한다. 관리는 어떠한 경우라도 의관을 정제해 백성 앞에 나서야 한다. 詩經(시경)에 威儀(위의)를 엄격하게 갖추는 것이 덕의 근본이라 했다. 또한 위의를 중히 여기는 것이 백성들의 본보기라고 했다. 이는 옛 사람의 道(도)이다. 위의가 이미 무너지고 나면 백성들은 본보기를 잃거니와 그리되면 관리가 어찌 백성을 제도하겠는가. 위정자는 공사에 여가가 있으면 반드시 정신을 집중하고 생각을 가라앉혀 항상 국민을 생각하며 국민을 편히 해 줄 대책을 마련하는 데 열과 성을 다해 최선책을 강구하는 것이 그 본분이 아닐까 싶다.

작금에 들어 신임 국무총리를 비롯 5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시작됐다. 후보자들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여러 흠결이 제기되고 있는데 실력 못지않게 무엇보다 도덕성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공직자는 모든 이에게 본보기가 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역대 장관 후보자 중 실력 부족보다는 도덕성 문제로 청문회에서 고전하고 재임 중 중도 하차한 경우가 다수 있기 때문이다. 장관 후보자 흠결은 슬픈 일이지만 청와대의 인사 검증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야당의 반발 속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도 대통령은 총리나 장관을 임명할 수는 있지만 임기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과 충돌하며 굳이 의혹이 불거진 장관 임명에는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사실상 현 정부의 마지막 개각임을 감안해서라도 4·7 재·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쇄신을 바라는 민심을 직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인사를 입각시키는 것이 그나마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