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한무숙길·국악로 명예도로명 부여
종로구, 한무숙길·국악로 명예도로명 부여
  • 이승열
  • 승인 2021.05.1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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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정 한무숙 선생 기리고자 ‘한무숙길’ 지정… 국악과 인연 깊은 돈화문로에는 ‘국악로’ 부여
한무숙길
한무숙길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관내 혜화로9길, 돈화문로 2곳의 도로구간에, 오는 23일 명예도로명 ‘한무숙길’과 ‘국악로’를 각각 부여한다. 

명예도로명은 법정도로명과 다르게, 역사적인 인물이나 지역문화 등을 기리기 위한 명칭이다. 구는 그간 종로만의 전통과 역사적 특성을 반영한 명예도로명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감고당길, 한글길, 송해길 등의 이름을 부여해 왔다. 예로부터 많은 위인과 문화예술인이 생활했던 종로의 도로명에 인물 또는 지역문화를 드러낼 수 있는 이름을 병기해 구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이와 연계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한무숙길은 혜화동 혜화로 23부터 성균관로 40에 이르는 343m 구간이다. 종로구 통의동에서 태어난 향정(香庭) 한무숙(韓戊淑, 1918~1993)은 한국소설가협회 대표위원, 한국여류문학인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등을 지냈다. 한국인의 정체성과 역사의식 등을 작품에 녹여내 문학사에 공헌한 바가 크다는 점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문화훈장 및 대한민국 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구는 한무숙 선생을 기리고 한국문학 진흥에 힘을 보태고자 (재)한무숙재단과 함께 한무숙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 

국악로
국악로

‘국악로’는 종로1·4가동 율곡로 96부터 돈화문로 46까지 이르는 520m 구간이다. 일명 ‘왕의 길’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돈화문로는 조선시대에는 왕이 행차해 백성을 직접 대면하던 길이었다. 또, 이곳은 예로부터 국악과도 인연이 깊은 지역으로 꼽힌다. 국립국악원의 전신이자 광복 직전까지 종묘 및 문묘 제향에 제례악을 연주했던 이왕직아악부, 가야금 명창이자 인간문화재인 박귀희가 1958년부터 1989년까지 운영했던 운당여관, 서울 3대 요정으로 수많은 명인명창들이 노래했던 오진암, 1937년부터 1943년까지 운영된 조선성악연구회관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국악 명소들이 존재했던 까닭이다. 오늘날에도 서울돈화문국악당과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우리소리도서관, 서울무형문화재교육전시장 등이 돈화문로에서 국악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구는 지난해 10월, 율곡로3길, 성균관로5길, 창의문로5가길 등 3곳에 ‘여성독립운동가길’, ‘심산길’, ‘무계정사길’이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또, 이달 23일로 명예도로명 기간이 만료되는 ‘송해길(수표로)’에 대한 사용기간을 5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조선왕조 600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종로의 역사문화 자원을 잘 보존하고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한 명예도로명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