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매사 중용을 실천하지 않으면 큰 혼란 부를 수 있어
시청앞 / 매사 중용을 실천하지 않으면 큰 혼란 부를 수 있어
  • 정칠석
  • 승인 2021.06.0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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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子曰(자왈) 道其不行矣夫(도기불행의부)인저. 我知之矣(아지지의)로다. 知者過之(지자과지)하며 愚者不及也(우자불급야)니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공자가 말하기를 도가 진정 행해지지 않는구나. 지혜로운 자는 지나치며 어리석은 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는 의미이다.

道(도)는 性(성)을 따르는 것이다. 또한 中庸(중용)의 道(도)이다. 중용은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 어디에나 있다. 중용의 용에 이미 平常(평상)의 뜻이 있듯이 중용은 무슨 고매하고 원대한 곳에 있는 초월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 어디에나 있다.

우리는 매일 먹고 마시면서 그 맛을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 드문 것과 같이 중용의 도를 깨우치고 실천하는 사람이 드물어 도가 행해지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공자는 앞에서 중용의 도를 제대로 실천할 줄 아는 사람이 드물게 된 지가 오래임을 탄식했고 여기서도 중용의 도가 행해지지 않음을 탄식했다. 또한 論語(논어)에도 도가 행해지지 않음을 탄식한 공자의 말이 실려 있다. 잘난 자는 너무 지나치고 못난 자는 너무 모자라서 중용을 실천하지 못해 혼란으로 치닫는 세상을 탄식했다.

즉 우리가 늘 마주치고 처리하는 일상의 만사에 바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혜로운 자는 너무 지혜를 믿고 추구하는 까닭에 그저 고매하고 원대한 곳에서 중용을 찾으려고 한다. 평범한 일상은 너무 쉽고 단조로운 것이라고 생각해 마냥 이론적으로만 중용을 따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사고와 이론에 치우친 나머지 현상과 실천을 등한시 여기는 지식인의 폐단을 많이 본다. 중용의 도가 행해지기 어려운 것이다.

작금에 들어 김오수 검찰총장 임명안이 재가됐다. 야당의 동의 없이 장관급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벌써 33번째로 김오수 총장은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을 차관으로 보필해 정치 중립을 의심 받았고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보고 받다가 퇴임 후 변호해 도덕성 논란에도 휩싸여 검찰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검찰총장으로 임명돼 국민들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검찰총장은 이러한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중립으로 정권 수사가 성역 없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외풍 막기와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잘못된 인사와 조직 개편 강행으로 정권 비리를 덮고 법치를 흔든다면 훗날 직권남용과 국정 농단으로 심판받게 될 것이다.

검찰총장은 논어에 잘난 자는 너무 지나치고 못난 자는 너무 모자라서 중용을 실천하지 못해 도가 행해지지 않음을 탄식한 공자의 말씀처럼 매사 중용을 실천하지 않으면 큰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 철저한 중립에 입각, 권력 앞에서도 당당한 수사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