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 행정기관 ‘의정부’ 유적 베일 벗는다
조선 최고 행정기관 ‘의정부’ 유적 베일 벗는다
  • 이승열
  • 승인 2021.06.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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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의 연구·조사 끝에 문화재 지정… 유구 보호시설 세워 도심 속 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
의정부 정본당 사진
의정부 정본당 사진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서울시가 지난 2013년 처음 확인하고 이후 2016~2019년에 걸쳐 발굴조사를 진행한 ‘의정부 터’ 유적 일부를 공개한다. 

의정부지(議政府址)는 7년여에 걸친 학술연구·발굴조사 끝에 지난해 9월24일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제558호)로 지정됐다. 발굴 전까지 의정부(議政府)는 경복궁 앞에 있다는 것만 알려졌을 뿐, 건물의 배치‧규모는 지도나 문헌자료를 통해 대략적으로만 추정했었다.

시는 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관 의정부 유적을 도심 속 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1만1300㎡ 규모의 땅에서 발굴된 건물지, 초석 등을 보존처리한 뒤 유구(遺構) 보호시설을 세워 유적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주변에 공원 등을 조성해 시민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유구 보호시설 건립을 통해 의정부지 유구를 보존할 경우, 의정부 영역의 핵심구역이 도심과 공존하는 색다른 문화재로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의정부지 위치도
의정부지 위치도

시는 의정부지 발굴조사에서, 경복궁 중건(1865)과 함께 재건된, 삼정승의 근무처인 정본당, 재상들의 회의장소인 석획당 등 의정부 중심건물과 부속건물, 후원(연못과 정자)의 기초부를 확인했다. 의정부지에선 백자청화운봉문(白磁靑畫雲鳳紋) 항아리편 등 760여점의 유물도 출토됐다. 

의정부 유적 현장공개 프로그램은 21∼23일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까지 총 3회 진행된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시스템(yeyak.seoul.go.kr)에서 15일부터 18일까지 사전예약 신청을 받고 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매회 20명을 모집한다. 

관람하는 시민들은 의정부지 내 정본당, 협선당, 석획당 등 주요 유구를 통해 조선시대 관청의 배치, 규모, 격식 등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의정부 유적의 보존처리 과정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건물지 석부재를 전문적으로 세척하거나 보존경화처리를 하는 모습 등 일반인은 보기 어려운 문화재 보존처리 과정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의정부 유적 현장에서 4년간 발굴조사를 이끌었던 학예연구사의 생생한 발굴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궁궐전문가 홍순민 명지대 교수의 강연도 함께 진행된다. 의정부뿐 아니라 주변에 위치한 중학천, 청진동, 육조거리 등을 탐방하며 도심 속 역사의 흔적을 살펴본다. 

의정부지 유구 발굴 현황
의정부지 유구 발굴 현황

한편, 시는 지난 5월 광화문광장 조성 중 대거 발굴된 삼군부, 사헌부 터 등 육조거리를 조명하는 다양한 콘텐츠도 마련해, 광화문 일대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환기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