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공직자가 청렴하지 않으면 그것은 도적과 같다
시청앞 / 공직자가 청렴하지 않으면 그것은 도적과 같다
  • 시정일보
  • 승인 2021.07.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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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牧之不淸(목지불청) 民指爲盜(민지위도) 閭里所過(여리소과) 醜罵以騰(추매이등) 亦足差也(역족차야)

이 말은 牧民心書(목민심서)에 나오는 말로써 ‘목민관이 청렴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손가락질하며 도적이라 하고 마을을 지나게 되면 추하다고 욕하는 소리가 들끓을 것이니 이 또한 수치스런 노릇’이라는 의미이다.

정선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관리가 한 도적을 심문하는데 “네가 도적질하던 상황을 말해보아라”하자 도적은 짐짓 시치미를 떼며 “무엇을 도적이라 하나이까”하고 물었다. 관리가 다시 “네가 도적이면서 그것을 모르느냐 남의 궤짝을 열어 재물을 훔치는 것이 도둑이니라”라고 말하자 도적이 웃으면서 말했다. “당신의 말대로라면 내가 어찌 도적일 수가 있겠습니까. 당신 같은 관리가 진짜 도적입니다. 유생이라는 분들은 과거시험 문제의 답안인 帖括(첩괄)을 소리내어 읽으면서 고금을 생각하거나 천인을 연구하지 않고 구제를 생각하거나 백성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밤낮으로 권력을 손에 넣어 큰 이득을 취하려 하니 아비와 스승이 가르치는 것이나 벗에게서 배우는 것도 도적질을 익히는 일 뿐입니다. 관복을 입고 수판을 들고 높은 자리에 당당히 앉으면 아전들이 열을 지어 늘어서고 하인들이 아래서 옹위하니 그 존엄함이 마치 天帝(천제)와 같습니다. 벼슬은 이를 따라 나오고 정사는 뇌물로써 이뤄지니 한나라의 협객 원섭이나 곽해 같은 토호가 대낮에 살인을 해도 뇌물꾸러미 하나만 들어가면 법률은 온데간데없고 황금에 권력이 있으니 다시 풀려나와 거리를 활개치고 다닙니다. 천하에 이보다 더 큰 도적이 어디에 있겠소. 땅을 파고 낙숫물받이를 깨뜨리고 들어가 돈 한 푼을 훔쳤다 하여 어찌 도적이라 하겠소” 이에 그의 죄를 문초하던 관리는 그 도적을 즉시 풀어줬다’고 한다.

작금에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가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LH 전·현직 직원이 공인중개사와 결탁해 투기한 정황을 확인했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특수본은 LH 직원들과 그 친척·지인 등 수십 명이 부동산개발 회사를 별도로 차려 조직적으로 투기한 정황도 확인해 수사 중이라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특수본의 수사가 현재 진행 중인만큼 LH 전·현직 직원들과 결탁한 부동산 투기 의혹의 전모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 특수본이 밝힌 사실로 드러난 부분에 대한 내용과 일부 투기 정황만으로도 국민들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공기업의 직원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에 나선 자체가 지탄받고 처벌돼야 마땅한데 별도의 부동산개발 회사까지 설립해 부동산 투기에 나섰다는데 대해 우리는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이는 국가의 위임을 받아 공공의 업무를 맡은 LH 직원이 개인 재산을 쌓기 위해 공공 자산을 도둑질한 것이나 다름없다. 특수본은 국민 전체를 절망에 빠트린 고위공직자 및 공공기관 임직원 부동산 투기 사례를 발본색원해 일벌백계하고 부당하게 얻은 이익에 대해서는 반드시 환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