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정치를 하려는 자는 항상 언행을 조심해야
시청앞 / 정치를 하려는 자는 항상 언행을 조심해야
  • 정칠석
  • 승인 2021.08.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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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정칠석 기자] 毋多言(무다언) 毋暴怒(무폭노).

이 말은 牧民心書(목민심서)에 나오는 말로써 ‘말을 많이 하지 말며 격렬하게 성내지 말라’는 의미이다.

백성의 웃사람 된 자의 한마디 말이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가 아랫사람들이 듣고 살피게 마련이니 방에서 문으로, 문에서 읍으로, 또 읍에서 사면팔방으로 퍼져 나가 길마다 깔리게 마련이다. 군자는 집에 머물러 있어도 말을 삼가야 하거늘 벼슬살이에 있어서는 더하다는 의미다. 周易(주역)에 이르기를 ‘군자가 집안에서 하는 말이 선하면 천리 밖에서도 이를 따르는데 하물며 가까이 있는 자들이야. 또 그 하는 말이 선하지 않으면 천리 밖에서도 이를 어길 것이니 하물며 가까이 있는 자들이야.’라고 했다. 또한 詩經(시경)에 이르기를 ‘뜻밖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을 경계해 말을 삼가서 하라’했으니 백성의 웃사람 된 자는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包拯(포증)이 京尹(경윤)이 되었는데 말과 웃음이 적으니 사람들은 그의 웃음을 천년에나 한 번씩 맑아진다고 하는 황하에 비유했다. 呂本中(여본중)이 童蒙訓(동몽훈)에 이르기를 ‘벼슬에 임하는 자는 무엇보다 격렬하게 성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형벌을 주는 권한이 수령에게 있으므로 명령만 하면 누구나 순종할 것인즉 격하게 분노한 마음으로 형벌을 내리면 온당치 못한 처사가 되기 십상이다’라고 했다. 대체로 심한 분노는 병이 되므로 평소에 怒則因(노즉인) 세글자를 좌우명으로 마음속 깊이 새겨둬야 한다. 이것은 성이 나거든 그 분노를 밖으로 표출하지 말고 억제해 마음에 가둬 두라는 의미인데 시간이 흐른 후에 분노가 가라앉으면 마음을 가다듬어 처리하면 큰 과오는 저지르지 않게 된다는 교훈이다.

작금에 들어 여야 대선 후보 경선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정책과 미래 비전을 향한 희망을 얘기하기는커녕 네거티브와 상대 흠집 내기, 막말 등이 난무해 국민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데 대해 우리는 심히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최근 여권에선 음주운전 논란과 사면론 입장 등을 놓고 상호 충돌하면서 조폭 사진 폭로전까지 벌이고 야권에선 때아닌 양식장 논란이 이어져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등 각 대선 후보 간 네거티브나 막말 논란은 국민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일국의 최고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이렇게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서야 어찌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겠는가. 최고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선 여야 주자들은 후보 진영간 막말과 네거티브를 즉각 중단하고 품격 있게 페어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줘 진정 국민으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