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막 내린 초저금리 시대, 가계부채 후속 조치 절실
사설 / 막 내린 초저금리 시대, 가계부채 후속 조치 절실
  • 시정일보
  • 승인 2021.09.0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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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한국은행이 가계 빚과 집값,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낮춰 0.5%의 초저금리 시대를 개막한 지 15개월 만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데다 물가 상승 우려도 커지는 등 경제 전반에 빨간불이 켜져 제동장치 가동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주열 총재는 “누적된 금융 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금리 인상의 첫발을 뗀 것”이라면서 “금리 인상은 경제 주체의 위험 선호성향을 낮추기 때문에 가계부채 증가, 주택가격 오름세를 둔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도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에 금리 인상으로 선제적인 물가 안정 효과를 기대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의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경기보다 금융 불균형 해소에 무게를 둔 결과라고 봤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 불균형 문제를 생각하면서 적정한 시기에 올렸다”며 “금리 인상을 안 했다면 가계부채 통제가 안 됐을 것이고, 부동산 시장을 더 자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가격 때문에 가계대출은 지난 6월 말 기준 1705조원으로 불어났다. 올 상반기에만 77조9000억 원이 늘어 역대 최대폭을 기록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26차례나 부동산 정책을 시행했지만 가격 오름세를 꺾지 못했다. 이번 조치는 불가피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부작용이다. 대출금리가 이번 기준금리만큼 오를 경우, 이자 부담은 3조988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의 고통 또한 커진다. 금리 1%포인트 인상 시 5조2000억원 증가한다. 한은이 자영업자 이자 부담 추정치를 적용하면, 이번 조치로 인한 부담 증가액이 1조3000억원에 이른다. 가계 임차료와 운영비 등 눈덩이처럼 불어난 코로나 적자를 빚을 내 메운 탓이다. 자영업자 다수가 임계점에 이르렀다. 전국 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달 서울과 부산에서 차량시위를 벌인 이유다. 이들은 작년부터 1년 6개월 동안 64조원에 달하는 빚더미에 앉아있다. 영업 제한의 손실이다.

자영업자의 문제는 금융권의 동반부실로 다가온다. 정부가 자영업자의 손실보상을 10월 말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자영업자는 그때까지 버틸 수 있는지 걱정이다. 대출 만기연장도 긍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가계대출 금리가 1%포이트 오르면 연체율 연체액이 각각 1.62%포인트, 5조4000억원 증가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야기될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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