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종대왕 문해상을 아시는가
기고/ 세종대왕 문해상을 아시는가
  • 임정기(전 한국담배인삼공사 기능사)
  • 승인 2021.10.12 15:45
  • 댓글 2

임 정 기 | 전 한국담배인삼공사 기능사
임정기
임정기

[시정일보] 우리나라에 중요한 날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의미가 있는 날을 꼽으라고 한다면 한글날은 빠질 수가 없다. 세종대왕이 1446년 10월9일 백성들이 글을 읽지 못하는 것을 불쌍히 여겨 훈민정음을 반포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커다란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어 올 한글날 기념행사는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치러져 입맛이 매우 씁쓸하다.

그동안 한글날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2013년부터는 공휴일로 인정이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올 한글날이 대체휴일로 인정되면서 10월 11일 월요일에 대신 쉴 수가 있었다. 물론 한글날 자체만으로 의미 있는 날이다.

어쨌든 한글날 대체휴일도 참 감사하지만, 다시 한번 그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도 가지면 좋았으련만 대다수 국민들은 연휴를 신나게 즐겼다. 필자 역시 부정하지 않는다.

제575돌 한글날을 맞아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대체로 초, 중, 고 중심으로 △한글사랑 공모전 △한글 바로 쓰기 △전시회 △학생들은 한글을 주제로 한 한글 디자인 △한글 시화 꾸미기 △한글 사랑 손팻말 만들기 △한글 상품명 짓기 등 다양한 한글잔치 행사를 가졌지만, 언론매체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행사였다고 평가를 절하했다.

그러나 전 세계 주요 27개국, 32개 재외 한국문화원에서 다양한 행사를 했다고 전한다. 특히 한류 확산으로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확산됨에 따라 한국어 말하기 대회(로스앤젤레스, 인도, 베트남, 스페인, 터키), 한글의 디자인적인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멋글씨(캘리그래피) 연수회와 체험행사, 멋글씨와 서예 작가 개인전 등을 열고 도서전, 한국 문학 소개, 한국영화제, 케이팝 행사를 통해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훈민정음을 반포한 세종대왕의 뜻을 기렸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를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된 대한민국의 국경일은 매년 10월 9일이다. 한국의 문화유산인 한글을 제정 반포한 세종대왕의 위업을 선양하고 한글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널리 알려 문화민족으로서 국민의 자긍심을 일깨우려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던 것이다.

정부는 한글날 기념행사에서 한글과 국어 발전에 이바지한 공이 매우 큰 개인이나 단체를 '한글발전유공자'로 포상하고 한글문화 창달에 이바지한 공적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세종문화상'을 매년 수여하고 있다.

훈민정음이 없었던 과거 조선의 상황은 우리에게 말은 있었으나 그것을 적을 우리나라 글자가 없었다. 말은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받기에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것을 들을 수 없는 것이 된다. 이러한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 글자이다.

우리가 쓰는 말을 글자로 적게 되면 먼 곳에 있는 사람과 후손에게도 생각과 지식, 정보 등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지식의 축적, 문화 발전 등을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훈민정음이 반포되기 전까지 우리나라는 중국의 한자를 빌려 변형하여 쓰거나 그대로 사용했었다. 그러나 중국의 한자는 사용하기에 매우 불편하여 뜻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웠다.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의 노력으로 인하여 훈민정음이 탄생했고 우리말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오늘날과 같은 경제, 문화, 정치와 같은 각 분야에 걸쳐 발전을 이루게 된 것도 한글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글날은 이러한 위대한 한글의 창제와 반포를 기념하고 우수한 공로를 기리는 날이라고 볼 수 있다. 한글날을 국경일로 하여 한글의 창제와 그 우수성을 기리며 그 고마움을 항상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알고 있을까 자못 궁금하다. 올해는 과테말라의 농촌 상호작용형 문해 교육 프로그램인 '무한한 지평선 익실', 인도의 수어 학습콘텐츠 중심 기술기반 장애인 교육 '국립개방교육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디지털 기술 활용 토착 언어 아동문화 활성화를 이끈 '푸코 아동문학재단' 등 세 곳이 선정됐다.

도대체 무슨 상일까. 너무나 궁금했다. 유네스코(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는 1965년에 9월 8일을 '세계 문해(文解)의 날(International Literacy Day)'로 정하고 매년 이날을 기념해 국제사회의 문맹 퇴치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시상을 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누구나 말과 글을 쉽게 익히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을 기리고 전 세계 문맹 퇴치 노력에 동참하고자 1989년 제정된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을 지원해 오고 있다.

1990년부터 2020년까지 56개 단체와 개인이 문해 사업을 수행하고 개발도상국의 모국어 발전과 보급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올해부터는 3개 단체 및 개인을 선정해 수상 규모를 확대했다. 각 수상자는 상금 2만 달러와 수상증서, 은으로 된 메달을 받는다.

벌써 30년가량이나 시상을 하고 있는 유네스코의 문해의 날과 세종대왕 문해상을 대부분의 국민들은 모르고 있다. 필자는 몇 년부터 노벨상 정도의 상금을 주어 세계 최고의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으로 격상시키자고 주장한 바 있다. 부질없는 생각일까?

어쨌든, 문해력이 낮은 백성을 위해 과학적인 문자를 다시 만든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을 널리 알리고 문맹 퇴치에 기여한 단체와 개인을 장려하며 대한민국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릴 필요가 있다.

※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