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성병 이야기 #7. 연성하감
건강칼럼/ 성병 이야기 #7. 연성하감
  • 윤종선 원장 (슈퍼맨비뇨기과)
  • 승인 2021.10.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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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선 원장 (슈퍼맨비뇨기과)
윤종선 원장
윤종선 원장

[시정일보] 31세 남성이 본원에 방문하였다. 성기에 여드름과 비슷한 것이 나 있는데 통증이 있으며 하루전부터는 양쪽 서혜부가 크게 부어올랐다고 한다. 보통 환자는 매독이나 에이즈와 같은 성병을 염두에 두고 오지만 증상으로 봐서는 연성하감이 가장 의심이 되지만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검사를 진행해봐야 한다.

연성하감이라고 하면 일반인에게는 낯설게 느껴지지만 간혹 비뇨기과 외래에서 접하는 성병중의 하나이다.

연성하감(무른 궤양)은 성교에 의해 전염되는 외생식기와 주변의 발생하는 궤양 및 농양이다.

이 질환의 중요성은 성기의 궤양이 에이즈의 감염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음경 몸통의 피부에 여드름과 같은 양상의 피부 병변이 나타난다. 경계가 뚜렷한 직경 2cm 크기의 다발성이며, 팬티에 닿으면 아프고, 궤양을 만지면 말랑말랑하다. 비슷한 질환으로 매독 때 나타나는 경성하감이 있는데 궤양병변으로 모양은 비슷하지만 통증이 없고 딱딱한 것이 특징이다.

성기 궤양이 발생한 후 1~2주가 지나면 심한 통증을 동반한 서혜부의 가래톳이 생기면서 화농성 농양(고름 주머니)이 발생한다. 이 시기에 배농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복강내 감염을 일으키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잠복기는 성교 후 2~5일로 매우 짧고, 남자에게 더 자주 발생한다.

원인균은 헤모필루스 듀크레이(Haemophilus ducreyi)이다.

다행스럽게도 매독처럼 전신으로 퍼지는 경우가 없이 국소적으로 발병하며, 임신시 태아에게 전파되는 경우가 없다.

진단은 음경 궤양의 기저부 또는 서혜부의 화농성 분비물을 채취하여 감염성 미생물에 대한 유전자 증폭 검사를 시행한다.

치료는 경구용 약물 또는 주사치료를 한다.

지스로마이신 1g 단회 / 시프롤플록사신 500mg 하루 2회, 3일간 / 에리스로마이신 500mg 하루 4회, 7일간 / 경구용 약물요법이 있다.

또는 세프트리악손 250 mg 단회 근육 또는 정맥주사 치료가 있다.

항생제 치료에 순응도가 매우 좋아서 약물치료에 즉각 반응을 하며 쉽게 치료가 된다.

상기 남성은 유전자 증폭검사(PCR test)에서 연성하감으로 진단되었다. 서혜부의 농양은 배농 치료 했으며, 한번의 세프트리악손 주사치료로 완치 되었다.

연성하감은 약물 치료의 효과가 아주 좋아서 단회 요법으로 가능하므로 숨기지 말고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성생활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에게도 불편한 문제이다. 각자의 성생활은 매우 개인적이지만 에이즈나 그밖의 성질환에 대해 의학적으로 규명하고 파악하기 위한 이러한 과정은 환자에게 최대한의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므로 의사의 질문에 대해 솔직하게 답변을 해주어야 한다. 이성애자, 동성애자, 한명의 파트너, 다수의 파트너, 성병의 과거력, 콘돔 사용 여부, 구강 성교, 항문 성교 등 불편한 질문들이 있기 때문이다.

성병은 예방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안전한 성생활을 위한 지침을 새겨두어야 한다. 성관계 중에는 정액, 질 분비물 그리고 혈액과 같은 체액을 상대방에게 전파하지 말아야 하며 지속적인 콘돔 사용은 감염의 위험을 감소시킨다. 모르는 사람과의 성관계,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성관계는 피해야 하며, 성관계전에는 파트너와 콘돔 사용에 대해 상의해야 하며 콘돔은 사용하기 가까운 위치에 놔 두어야 한다. 연성하감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콘돔 사용만으로는 전파를 막기에는 부족하므로 성관계를 하지 말아야 한다. 항문성교는 에이즈 전파의 위험성이 있고, 연성하감을 방치시에는 에이즈 발병의 단초가 돨 수 있다.

연성하감은 매독, 에이즈, 임파 육아종, 결절성 홍반, 헤르페스 등 비슷한 질환이 많으므로 전문의의 감별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