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 ‘변신의 계절’
전공노 ‘변신의 계절’
  • 시정일보
  • 승인 2007.07.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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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법외단체로 머물러 있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최근 합법노조로의 전환을 의결했다고 한다. 이는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매우 합리적이며 바람직한 결정으로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된다. 그간 전공노가 합법화를 거부하는 이유로 주장해 온 노동3권의 제한 문제가 비록 부작용과 그 심각성이 있다 할지라도 불법적 조직과 행동을 정당화 할 수는 없으며 국민 전체를 위한 봉사자로서의 공무원의 위상과 법을 준수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들이 법을 무시하고 법의 테두리 밖에서 노조 활동을 해 왔다는 것 자체는 어떤 이유로도 명분이 될 수는 없다.
지난 2002년 3월 출범한 이래 2005년 1월 공무원노조 설립운영법이 제정·공포돼 2006년 1월 시행에 들어간 이후에도 지금까지 법외단체를 고집해 온 전공노가 21일 전국 대의원대회의 결정으로 현재의 지도부가 전원 사퇴하고 오는 9월 새 지도부를 구성한 뒤 10월 중 노동부에 노조설립을 신고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공노의 이번 합법화 선택은 공무원 노조의 양대산맥의 하나인 민공노가 일찍부터 단체행동권 주장을 자제하는 임금협상 위주의 실리주의를 선택한 반면 전공노는 공무원노조의 본류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강성으로 대정부 협상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이번 합법화의 계기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그간 궤도를 이탈한 전공노의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곱지않은 시선과 많은 노조원들의 불만을 더 이상 외면할 수도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전공노는 이번 합법화의 뜻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라도 강경투쟁의 일변도에서 진정 공무원의 복리증진을 위한 합리적인 노선의 변화가 필수적이 아닐까 싶다. 아울러 전공노는 합법화와 동시에 이제는 과거의 순수 노조활동과 무관한 을지훈련 폐지 주장이나 FTA 반대 시위, 선거에서 특정후보 지지선언 등 이념·정치적 활동도 지양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조합원들의 권익향상을 꾀하는 진정 공무원을 위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다.
더 이상 공무원 노조가 특정 정치세력의 전위대나 이념투쟁의 선봉대 역할을 해서는 결코 안되며 투쟁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공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전공노는 법 테두리 속에서 근로조건 개선과 복리 증진 등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자각하는 상태에서 민주적 조직운영으로 자유로운 노조활동을 행할 때 조합원들과 국민들로부터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
차제에 전공노가 합법화의 길을 선택하기로 한 이상 그간의 불법과 파행의 강경 투쟁과 이념 지향적 노선에서 과감히 탈피 합법화된 노동조합에 걸맞은 행동으로 그간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 더 급선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