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한 때의 외로움을 겪더라도
차라리 한 때의 외로움을 겪더라도
  • 시정일보
  • 승인 2004.04.2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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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棲守道德者(서수도덕자)는 寂寞一時(적막일시)하고 依阿權勢者(의아권세자)는 凄凉萬古(처량만고)니라 達人(달인)은 觀物外之物(관물외지물)하고 思身後之身(사신후지신)하나니 寧受一時之寂寞(녕수일시지적막)이언정 毋取萬古之凄凉(무취만고지처량)이니라.”
이 말은 도리를 지키면서 사는 사람은 한때 외롭지만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은 영원토록 쓸쓸하다. 깨달은 사람은 욕심에서 벗어나 진리를 보기 때문에 현재의 육체보다 사후의 명예를 생각한다. 차라리 한때의 외로움을 겪을지라도 영원히 쓸쓸한 길을 택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당나라 현종때 이임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다른 사람과 접촉할 때는 아주 온화한 표정과 듣기 좋은 말만 하여 누구나 그에게 호감을 갖었다. 차츰 그의 위선된 삶이 드러나자 사람들은 그를 일컬어 입에는 꿀이 있고 뱃속에는 칼이 있다고 하며 그 사람을 피하기에만 급급했다. 아첨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치고 위선된 삶을 살지않는 사람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아첨한다는 것 그 자체가 위선이기 때문이다.
작금의 국가 채무를 보면서 우리는 위정자들이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수가 없다. 지난해말 국가채무가 16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인기위주의 정책으로 일관하다 결국은 나라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으며 이를 해결하며 책임을 질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균형예산과 국가채무 줄이려는 노력은 하지않고 그저 인기위주로 부실기업에 대한 공적자금이나 적자재정 등이 결국은 1인당 345만원의 빚을 짊어지게 만들었다.
앞으로도 행정수도건설과 북한지원 등 돈 나올곳은 없는데 돈 쓸 궁리만 해서는 결코 안된다. 위정자들은 민생문제와 정치개혁 등 말잔치가 아닌 진정한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진지한 자세로 국가부채 상환과 경제살리기에 합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국가부채 위기 상황에서도 정신차리지 못한다면 위정자들은 사후에도 명예에 영원히 먹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
특히 정부와 여당은 더 늦기전에 전시효과적 사업이나 선심성 복지예산을 줄이고 재정의 효율성과 건전성을 높여 철저한 자기반성과 함께 국가 빚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지금 당장 선심성예산을 줄여 외로움을 겪더라도 영원히 외롭지 않은 길을 택하는 것이 국가의 장래와 진정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