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더 나은 대통령은 말에서 시작된다
사설 / 더 나은 대통령은 말에서 시작된다
  • 시정일보
  • 승인 2022.02.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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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정일보]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보름 남짓 남았다. 그 누구에게도 시선이 가지 않는다는 여론이 많다. 이 같은 결과는 후보들의 책임이다. 대표적으로 여와 야의 공식선거운동에서 진영의 입은 한없이 거칠다. 여, 야 후보의 거친 입은 지금까지 대선에서 보여준 분위기를 벗어난다.

후보들은 장외의 유세장에서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방법이 가볍고 유치하다. 증오심이 가득 찬 언어들이다. 말은 몸이 기억하는 중요한 요소다. 더욱이 대권을 겨냥한 후보의 말은 국민 전체가 귀를 세우고 듣는다. 요즘처럼 방학 중, 청소년에게는 정치권에서 말하는 것은 교육의 장으로 작용한다.

두 후보의 입에선 미래 비전을 보여주고 지역의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유세는 오간 데가 없다. 코로나19라는 규정에도 벗어난 선거 요원들 모습이 지적된다.

흔히들 선거는 올림픽처럼 잔치와 같다는 말도 한다. 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그러한 말을 붙이기에는 거리가 있다. 남은 기간만이라도 정책을 두고 품위를 지키는 유세가 되어야 한다.

정치의 결과는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말에도 품위가 있다. 우리가 철학자의 말이나 종교지도자의 말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 말속에 더 나은 미래가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비유다. 미국 레이건이 토론에서 보여준 여유와 위트는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오래됐지만, 오늘도 회자하고 있다.

재선에 나선 레이건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젊은 후보 먼데일에게 나이가 많은 것에 공격을 받았다. 먼데일 후보는 레이건에게 본인의 나이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했다. 레이건은 나는 이번 선거에서 나이를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는 짧은 말로 대답을 했다. 레이건은 먼데일 당신이 젊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은유의 멋진 답변인 것이다. 그날의 토론은 미국국민 모두가 레이건에게 엄지 척, 치켜주었다.

국민은 말의 품위를 알고 있다. 말에도 우아함이 있다. 품이 넓은 말로 국민의 귀를 사로잡는 후보자가 돼야 한다. 말을 여유 있게 하려면 생각부터 정리가 돼야 한다. 정리되지 않는 말은 국민의 머릿속을 혹사한다. 국민과의 관계 속에서 진실의 말이 전달될 때 국민은 환호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흔히 ‘아무 말’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목소리로 연설을 해도 내용이 전달되지 않으면 그것은 공허한 약속이 된다. 생각과 말이 연결될 때 행동하는 정치인으로 각인이 된다.

세계의 역사는 분노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최후의 승자는 진지한 사고자에게 나온다는 말도 있다. 우리의 문화가 세계 속에서 진일보한 면을 보이듯 선거에서도 선진적 태도가 필요하다.

폄하보다는 미래를 제시할 때 국민은 환호와 박수를 보낼 것이다. 후보자의 말 속에 어떤 미래가 들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남은 유세와 토론의 장이 될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