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감춰둔 주민감사결과
꼭꼭 감춰둔 주민감사결과
  • 시정일보
  • 승인 2007.08.2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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方鏞植 기자/argus@sijung.co.kr


서울시가 ‘외유 자치구청장 주민감사결과’를 홈페이지에 17일자로 발표했다. 감사결과는 감사청구 주민들의 기대와 달리 ‘특별한 잘못이 없다’는 내용이었고 여행계획서 등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한 은평구만 기관경고를 받았으며 대부분 주의, 훈계, 시정 등에 그쳤다.
이들 구청장 7명은 지난 5월11일부터 23일까지 브라질, 칠레, 페루, 아르헨티나 등 남미 4개국을 다녀왔다.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구청장들이 시민들의 혈세인 예산으로 ‘관광성 외유(外遊)’를 갔다 왔다며 주민감사를 청구했고, 서울시는 이를 받아들여 감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문제는 주민감사청구가 적정한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 또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감사결과가 아니다. 오히려 서울시의 감사결과공표 방법이 비밀에 가까웠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20일 감사결과가 홈페이지로 발표됐다는 사실을 알고 서울시홈페이지를 접속했으나 주민감사에 대한 결과를 알 수 없었고, 언론담당관실로 문의를 했지만 이 곳에서도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감사결과는 시민감사관에 전화로 문의한 뒤에야 알 수 있었고, 자세한 내용을 알기에는 서울시 홈페이지 접속 후 전자민원→신고/감사청구→주민감사→감사결과통보 등 5단계를 거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감사결과는 결국 서울시 홈페이지에 다섯 겹의 장막 속에 숨어 있는 꼴이 됐고, 감사결과를 궁금해 하는 ‘일반’ 시민들은 그 내용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직구조상 자체 홈페이지를 가질 수 있는 단위조직이 아니다”며 “향후 홈페이지를 개편할 때 초기화면에 배너를 게시하는 등 일반시민 접근이 쉽도록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지난 6월경 개편한 홈페이지가 또다시 개편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1, 2년이 소요되고 그 때까지 시민들은 직접민주주의의 표현방법인 주민감사청구 결과에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2006년 전자정부 1위 도시로 연속 선정될 만큼 세계최고 수준의 전자정부이다. 물론 전자정부평가 항목에는 ‘시민의 정보접근 편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