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 문화적 역량 키움이 지역변화 원동력이다
시정칼럼 / 문화적 역량 키움이 지역변화 원동력이다
  • 권 혁 중 논설위원
  • 승인 2022.03.1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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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혁 중 논설위원
권 혁 중 논설위원
권 혁 중 논설위원

[시정일보]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면서 문화의 굴레속에서 삶의 조각을 만들어 간다. 문화라는 용어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란 불가능하다. 문화는 그것이 속한 담론의 맥락에 따라 매우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는 다담론적 개념이다. 서양에서 문화(culture)라는 말은 경작이나 재배 등을 뜻하는 라틴어(cultus)에서 유래했다. 즉, 문화란 자연 상태의 사물에 인간의 작용을 가하여 그것을 변화시키거나 새롭게 창조해 낸 것을 의미한다. 자연 사물에는 문화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지만, 인위적인 사물이나 현상이라면 어떤 것이든 문화라는 말을 붙여도 말이 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역사의 어느 시점에나 주어진 문화를 거부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억압과 징벌을 극복하면서 문화가 변화한다. 문화가 변화하면 그만큼 사회도 변화하는 것이다. 결국 문화는 사람들을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편입시키고 기존의 삶의 양식과 상징 체계를 교육함으로써 사회를 재생산하지만 끊임없이 균열을 일으키며 조금씩 변화되어 간다.

우리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가야 이상적 모습이 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변화하고 발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문화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 아닐까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역사는 다양한 문화를 품고 있는 종합선물세트이다. 따라서 역사를 잊고 산다는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적 특성과 가치를 버리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역의 문화적 특성과 가치를 바탕으로 지역을 발전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문화적 역량을 크게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의 역사 가치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지역전문가들이 문화콘텐츠를 창출하여 제공하면 지역사회의 발전적 변화는 물론 경쟁력도 가지게 된다.

1990년대 전반 문화는 주로 정신적 가치, 사용가치로만 그 중요성이 인식되었지만, 지식기반 사회로 들어서면서 사용가치뿐만 아니라 교환가치(경제가치)가 크게 중요성을 갖게 되어 문화는 산업이자 경제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21세기를 문화의 시대'라고 부른다. 문화가 개인적인 삶을 풍요롭게 할 뿐만 아니라 한 국가, 지역의 격과 품위를 높이고 매력을 증대시키는 원동력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문화적 역량이란 각 문화에 내재하는 장점, 자원, 자산을 인정하면서 소수 문화집단에 대해 갖고 있는 부정적 개념이나 결함을 보는 시각(deficit model)으로부터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걱정’이 아니라 ‘희망’과 ‘낙관’이다. 우리는 사물인터넷(IoT), 로봇공학, 가상현실(VR) 및 인공지능(AI)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이 우리가 살고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현재 및 미래를 의미하는 4차산업시대에 살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왕에 있던 것들을 필요한 방향으로 조합해서 만들어내고 거기에 새로운 용도나 의미 및 개념을 부여한 경우가 오히려 많다.

<종의기원>의 찰스 다윈은 이렇게 말한다.

“살아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도, 가장 똑똑한 종도 아니고,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

어려움이란 새로움의 시작일 뿐이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에 얼마나 능동적이냐, 소극적이냐의 문제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변화를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변화에 대한 적극성과 문화적 역량을 키우지 않고서는 실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