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北 ICBM 도발, 정권교체기 안보공백 우려 철저 대비
사설 / 北 ICBM 도발, 정권교체기 안보공백 우려 철저 대비
  • 시정일보
  • 승인 2022.03.3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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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북한은 동해상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매체는 핵만 13차례 언급하며 김 위원장이 쓴 “용감히 쏘라”라는 친필 승인 명령서를 공개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 발사체는 고각으로 발사돼 고도 6200㎞까지 솟구친 뒤 동해상으로 1080㎞를 비행했다고 한다.

2020년 10월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화성-17형’은 일명 괴물 ICBM으로 불리고 있다. ‘화성-17형’은 탄두를 여러 개 장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거리가 1만3000km에서 1만5000km로 추정돼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둘 수 있다.

이는 북한이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철회를 시사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실제 행동으로 옮긴 것으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북·미 간 신뢰를 상징하는 모라토리엄이 만 4년 4개월 만에 완전 깨진 것이며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이번 북한의 ICBM 도발은 현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파기됐음을 의미하며 현 정부는 임기 내내 비핵화란 말에 현혹돼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종전선언에 매달리다 결국 북한이 핵·미사일을 고도화할 수 있는 시간만 벌어준 셈이 됐다.

작금의 우리는 북한이 핵·미사일로 위협하고 있는 이 엄중한 시기에 신·구 권력 간 충돌이 날로 격화되고 있으니 정권 교체기에 안보공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ICBM 발사를 강력 규탄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북한이 더 이상 오판하지 않도록 최고도의 경고나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한미 연합훈련에서도 대북 유화노선에 따라 자제했던 장거리 폭격기 등 전략자산 전개와 핵우산 강화 등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태세를 보여 줘 레드라인을 넘으면 어떤 대가가 따를 수 있는지를 북한이 반드시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줘야 할 것이다.

다행히 정치권도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북한이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의 협조를 얻어내고 우리의 대응 역량을 높여 나가야 한다. 당분간 강 대 강 대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주변국과의 공조만큼이나 신·구정권 간 빈틈없는 협조는 한반도 안정에 필수적이라 생각된다.

안보에는 여도 야도, 진보도 보수도, 신·구 정부도 따로 있을 수 없다. 정부와 윤 당선인 측은 옥신각신할 게 아니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함은 물론 한·미·일 공조도 더욱 공고히 해 정권교체기 안보공백 우려를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