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전자부품 핵심 원자재, 중국 의존 벗어나야
사설 / 전자부품 핵심 원자재, 중국 의존 벗어나야
  • 시정일보
  • 승인 2022.07.1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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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반도체, 자동차, 항공기 부품 등 핵심 산업 소재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품목분류체계(HS)를 통해 올해 1~5월 주요 수입품목의 결과발표다.

부품의 경량화에 쓰이는 알루미늄 합금을 제조하기 위한 필수 소재인 마그네슘 잉곳(주괴)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 수입 의존도가 100%에 달했다. 전자제품 경량화에 쓰이는 핵심 소재인 네오디뮴 영구자석의 중국 의존도도 작년 85.7%에서 올해 89.8%로 높아졌다.

2차전지 핵심 원재료인 산화리튬, 산화코발트, 황산코발트, 인조흑연도 중국 수입 의존도가 평균 94.5%로 작년(87.6%)보다 올라갔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원재료 공급이 끊기는 순간 국내 2차전지 소재·완제품 생산이 전면 중단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보복성 수출 규제 여파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자립을 선언한 바 있다. 이에 핵심 품목의 일본 의존도는 소폭 하락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의 일본 수입 의존도는 2019년 32.2%에서 올해 9.5%로, 포토레지스트는 85.5%에서 76.2%로 낮아졌다. 정부가 일본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력한 나머지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데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같은 현상은 수입 의존도를 돌려막기라는 지적을 받기에 무력해진다.

국내 제조업 공급망이 원자재뿐 아니라 값싼 범용제품도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에 대해 경제계는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위생·보온 용기와 우산, 양산 등을 중국에서 90% 이상 수입하는 상황에서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 ‘생활필수품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자재와 범용제품 공급망 주도권이 중국으로 완전히 넘어가면서 언제든지 ‘제2의 요소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의 국제 정세는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개 외교다. 믿었던 나라들이 하루아침에 무역의 얼굴을 바꾸는 현실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현실은 부품의 원가부담 때문이다. 국내에서 생산을 기피하는 부품이 대다수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공급망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우리 기업은 지난해 요소수 파동을 격었다. 국내의 차량이 멈춰서는 상황을 경험한 것이다. 극한의 현실을 경험한 기업과 정부가 상당한 시간이 흘렀으나 중국 의존도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중국의 갑질을 벗어나는 길은 중국의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어 가면서 제조업의 국산화가 필요하다.

문제가 발등에 떨어지면 기업과 정부가 제조 의존 국에 외교적 손을 벌리는 현실은 벗어나야 한다. 이미 인공위성을 올린 선진국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 정부는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 우선의 기준을 정해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기업도 값이 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접국에 의존하는 전 근대적인 원자재 수급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크다.

코로나19 여파로 수급균형에 이전과 다른 현상을 경험했다. 특정 핵심 제조원자재로 중국과 일본에 휘둘리는 일은 다시금 재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의존도의 높낮이를 분석해 중장기적인 프로그램 진행이 선결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