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위기인데 위기를 의식하지 않는 것이 진짜 위기다
사설 / 위기인데 위기를 의식하지 않는 것이 진짜 위기다
  • 시정일보
  • 승인 2022.10.0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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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위기인데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면 진짜 위기다. 증폭되는 경제위기에 경제 원로들의 조언이다. 2009년 기재부장관으로 금융위기 극복을 이끈 윤증현 전 장관은 “현재 한국경제는 대내 균형과 대외 균형이 모두 무너진 복합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에는 정치권과 민간기업, 시민 모두가 위기라는 의식이 있어 빠르게 극복했다”며 “지금은 아무도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아 또 다른 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 때 금융당국 수장이었던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은 “과거 위기가 단기 패닉이라면, 지금은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이 과거보다 길어질 수밖에 없다”며 단기 대책에 매몰되지 말고 중장기 개혁으로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지금은 정부와 국민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통을 분담해야 할 시기”라며 “돈 풀기 인기 영합주의는 한국을 바라보는 해외투자자를 매우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이 또 다시 IMF(국제통화기금) 사태까지는 안 가겠지만 지금은 장기 저성장 구도로 들어가는 전환점”이라며 “지금까지 한국의 경제 성장은 중국 엔진으로 작동했지만 이제는 성장 엔진을 바꿔야할 시점”이라 했다.

과거 경제 위기에 맞섰던 경제원로들은 이구동성으로 현재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정부, 기업, 정치권, 국민이 하나로 긴장을 하는 것도 강조한다. 노조는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기업은 고용을 안정시키며 국민도 같은 시선으로 나가길 강조한다. 정치싸움은 골든타임를 놓친다. 한국은 장기 저성장 구도 진입을 인식하고 대중 수출구조 전환점에 주력해야 할 것을 요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환율, 물가에 대응하며 스스로 과대평가는 금물임도 주지하길 바라고 있다.

숙원의 노동개혁, 규제개혁 등 중장기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통화스와프는 정답이 아니다. 과거와 다른 뉴노멀 시대로 눈을 돌려야 한다. 과거의 해법에 매달리면 그것은 위기를 자초한다.

세계의 경제질서는 변했다. 공동의 협력을 외친다면 그것은 과거의 안이한 경제론이 된다. 미국과 중국은 역할이 뚜렷하게 변했다. 우리는 자원 없이 수출로만 먹고 사는 나라다. 대내외의 균형이 바뀌거나 무너지면 먼저 해결의 대응을 해야 한다. 지금은 무역수지 적자를 비롯한 환율정책을 가장 우선순위로 둬야 한다. 환율 1400선도 무겁게 받아들였으나 이제 1500선에 가깝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응하려면 통화 긴축, 정부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감세 역행의 영국도 부메랑을 맞고 있다. 야당도 재정지출을 늘리라는 무책임의 의견을 자제해야 한다. 지금은 인플레이션 통제가 급선무다. 국민은 전량 수입하는 기름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에 협조해야 한다. 지난 IMF를 어렵게 건너고 수많은 기업과 국민이 고통 속에서 겪는 고초를 돌아봐야 한다. 국민은 정치권이 하나로 뭉치고 경제를 챙길 때, 같이 나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