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비통한 ‘이태원 참사’, 안전 문제 기본부터 재점검해야
사설 / 비통한 ‘이태원 참사’, 안전 문제 기본부터 재점검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22.11.0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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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서울 용산구 이태원 골목길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던 시민들이 뒤엉켜 쓰러지면서 156명이 숨지고 부상자 157명이 발생한 믿기지 않는 참담한 대형 참사가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났다는 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먼저 불의의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에 대해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낸 유가족들에게도 깊은 애도를 표하는 바이다. 이번 사고는 사망자 대부분이 10대와 20대 등 젊은층이라 더욱 안타깝기 그지없을 뿐만 아니라 망연자실할 따름이다.

이번 참사는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해밀톤호텔 뒤 주점과 클럽, 식당 등이 밀집한 곳으로 향하는 3.2m 폭의 좁고 가파른 골목에서 발 디딜 틈도 없이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통제불능 상태로 빠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참사는 인파에 떠밀려 누군가 내리막길 앞쪽에서 쓰러지자 뒤에서 밀려오던 사람들이 마치 도미노처럼 이들 위로 잇따라 쓰러지면서 대참극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사고 현장은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아수라장으로, 한꺼번에 속출한 사상자들이 길거리에 방치돼 누워 있고 생존자들은 그 옆에서 발을 구르며 울부짖는 모습이 우리 모두를 경악케 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안전의식이 마비된 사회에서 또다시 꽃다운 생명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한 참사로 자괴감을 지울 수가 없는 명백한 인재가 아닌가 싶다.

이런 유형의 사고를 방지하려면 무엇보다 사전 통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많은 인파가 운집하는 지역축제나 공연장 안전관리를 위해 정부는 지난 2006년 6월20일 ‘공연·행사장 안전매뉴얼’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행사 주최자가 없는 법령 사각지대가 아닌가 싶다. 이렇다 보니 현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인력 또한 당연히 없었다. 더군다나 행사가 집중돼 있는 이태원 거리는 유난히 좁은 골목이 많다. 그런데도 체계적으로 통제할 안전대책은 전무한 상태였다. 이번 참사에서 보듯 우리의 안전의식은 아직도 후진국 수준이란 현실을 뼈저리게 되새기도록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정부와 서울시, 지자체, 경찰 등 유관기관은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차제에 정부는 이번 참사를 철저히 분석해 반면교사로 삼아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 더 이상 이 땅에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안전문제 기본부터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치권 역시 사고만 터지면 정략적으로 악용하려는 네 탓 공방 등 소모적 정쟁을 자제하고 합심해 사고 수습에 초당적 협력을 해 유가족들의 슬픔과 트라우마에서 하루속히 벗어나 상처를 빨리 치유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일상회복 지원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