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특별수행원 7개 분야 간담회
방북 특별수행원 7개 분야 간담회
  • 시정일보
  • 승인 2007.10.0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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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 중인 특별수행원들은 지난 3일 오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7개 분야별 간담회를 가졌다. 다음은 공동 취재단이 평양에서 보내온 간담회 내용을 요약ㆍ정리했다.

◇ 정치 분야
정치 분야 특별수행원인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국회ㆍ정당 관계자들은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비롯 북측 정당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남북 국회회담 정례화 등의 문제를 논의했다.
김 전 의장은 기조발언에서 남북 국회회담의 조속 개최를 요청했다. 또한 그는 "이번 정상회담에 맞춰 남북 관련 제반 법제의 제정, 개정 요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회회담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부합하는 법제 현안들을 시의적절하게 조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서 북측 최태복 의장은 6ㆍ15공동선언에 대한 남-북한 국회의 공동 지지 선언을 제안했다.
양측은 자주 만나서 신뢰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는 데는 공감했으나 서로의 제안에 대해서는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회담을 마쳤다.
◇대기업 대표 분야
남측 단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 간부들과 한봉춘 내각 참사를 단장으로 한 북한측 대표들이 참석해 대기업대표 간담회가 이뤄졌다.
북측은 남북 경협 확대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이제는 경협의 수준이 한 차원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1차 산업과 임가공 중심의 경제협력을 생산적인 투자협력 단계로 올려야 하며, 민족 공동번영과 이익을 고려해 투자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북측의 한 대표는 대기업의 전향적인 대북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남측 대표단은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북측의 제도적 조건과 투자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북측에 투자해 생산된 제품이 제3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만큼 국제적 기준과 절차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과 함께 특히 상사 분쟁시 이를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북측이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업종별 대표 분야
경제분야 업종별 대표 간담회에 경세호 섬유산업연합회장을 단장으로 한 남측 대표단과 차선모 육해운성 참모장을 단장으로 한 북측 대표단이 참석해 대북 투자 환경 개선 및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차선모 북측 단장은 “북남 경제인 협력과 민족단합사업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며 진지한 협의를 통해 좋은 열매를 거두기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남측 단장인 경세호 회장은 기조발언을 통해 “남북 경제는 각기 비교 우위의 경제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을 효율적으로 결합할 때 많은 성과가 있다는 것이 개성공단과 위탁가공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며 “남북 상생의 협력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남측의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한 조건으로 경 회장은 우선 남북간 편리하고 자유로운 통행의 보장과 통신선 확충과 자유로운 이용, 남북간에 이미 체결돼 발효시킨 투자보장 합의서와 상사분쟁 해결에 관한 합의서의 실질적 이행을 제시했다.
◇사회단체ㆍ언론 분야
한왕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단장으로 언론인과 각기 사회단체 간부들로 구성된 남측 대표단과 안경호 6.15남북공동선언 북측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대표단이 남북의 각계 인사로 구성된 사회단체ㆍ언론 분야 간담회에서는 각 분야의 핵심 의제를 담당 파트너별로 논의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남측에서는 인도적 분야 및 보건ㆍ의료협력을 활성화하는 방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단일팀을 포함한 체육 교류 문제, 남북 공동의 영화ㆍ방송 세트장을 만드는 방안, 언론 분야의 교류 활성화 방안 등을 의제에 올렸다. 특히 이산가족 생사 확인과 상봉 횟수를 확대하고 만남 방식을 다양화하기 위해 금강산 이산가족상봉소 외에 개성에도 이산가족상봉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에 북측은 민족 중시-민족공동 이익 중시 입장을 강조하고 6ㆍ15공동선언 발표일을 '우리민족끼리의 날'로 정해 기념하자고 제안했다.
◇문화 예술 학계 분야
남측은 이세웅 예술의 전당 이사장이 단장으로, 북측은 리종혁 조국통일연구원장이 단장이 돼 여러 가지 문화, 예술, 학술 국책연구기관과 협력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세웅 단장은 "앞으로의 남북 문화교류는 서로가 각자의 것을 나누는 수준을 벗어나 남북의 재능 있는 인재들이 함께 모여 예술을 창작하고 학문을 연구하는 단계로 질적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이사장은 "다가오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북공동 응원 및 예술공연 등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통일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을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았았으며, 간담회 후 남측 간사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측은 대체로 6.15 정신과 민족문화 창달 등을 강조하는 선에서 그쳤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당초 예정보다 시간이 단축됐고 광범위한 분야를 다룬 탓에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하진 못했다. 하지만 양측은 문화 예술 학술 분야에 대한 교류 확대에 대해선 뜻을 같이했다.
◇종교 분야
남측은 지관 조계종 총무원 원장이 단장으로, 장익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권오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성택 원불교 교정원장이 참여했고 북측은 유영선 조불련 중앙위원장이 단장으로 강지영 카톨릭교연맹 중앙위 부위원장, 오경우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 서기장, 김영철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 부원 등이 참석했다.
남측은 종교단체간 인적 교류와 북측의 종교시설 복원 등을 의제로 삼았고, 북측은 민족성과 민족문화 전통을 고수할 것을 강조했다.
◇여성 분야
남측에서 김화중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이 단장이 되고 북측에서는 김경옥 여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단장이 돼서 여성 분야 교류, 여성 단체 간 교류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먼저 김화중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다른 분야에 비해 여성교류가 상대적으로 미진해 구체적 사업을 통해 여성교류를 정례화하자"고 제안했다. 김 회장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여성교류가 다시 가속화되면서 '일본군 성노예 전범 국제법정'에 남북이 공동으로 일본 천황을 기소하는 성과와 함께 올 7월엔 미국 하원에서도 일본군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됐다"며 "여성과 아동의 영양, 건강관리 등 의료를 포함해 사회, 문화, 예술분야 등 전문분야별로 교류하고 협력해 상호협력과 통일과업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옥 부위원장은 "6.15선언 이후 북남관계가 큰 전진을 했다"고 말해 여성교류 정례화 제안에 대해선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김 부위원장은 "우리민족문화 진흥을 위해 북남이 협력해야 한다"며 "남측의 탁아지원 사업 등에 대해서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임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