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란 시인 '황진이문학상 최우수상' 영예
정해란 시인 '황진이문학상 최우수상' 영예
  • 임춘식
  • 승인 2022.11.25 15:34
  • 댓글 0

시집 '시간을 여는 바람'으로 수상
올해 황진이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해란 시인.
올해 황진이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해란 시인.

[시정일보] 지난 17일 황진이문학상((黃眞伊文學賞) 운영위원회(이사장 황옥례)와 월간 신문예(발행인 지은경)는 정해란 시집 <시간을 여는 바람>을 제22회 황진이문학상 최우수상으로 선정 시상했다.

정혜란 시인의 시집 『시간을 여는 바람』은 견고한 고뇌 뒤 깊은 사유를 통한 진정한 「감정의 절제미와 호혜적 상관성」으로 결부 짓고 여백의 틈새 좁히기의 시적 행위를 높이 평가하여 황진이문학상 시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상에 낮게 가라앉은 "봄의 시작/모든 무게 벗은 가벼운 음표가/햇살의 첫 발자국처럼 경쾌하다(봄의 서곡)"에서 자못 가벼운 음표에 몸짓마저 경쾌한 점에 견주어 다소 호흡이 긴 형식의 시편인 <세계지도 속에는 1〉이나 <치킨 신화〉 그리고 "사이사이 바람을 읽기도 적당한 날/일몰 즈음 주술처럼 내 항문 쪽에서/신호를 보내 또 하나의 투명한 집을 짓는다(거미의 독백)”에 의해 생리적 현상에 잇닿은 시적 상상력의 자유로움으로 그 무채색의 정신풍경은 특이하고 서정성의 주조(主調)를 조화롭게 처리한 응축된 안정감이 돋보인다고 밀했다.

그리고 까닭에 "가지도 늘어나 바람이 떠날 줄 모르는/그 역설, 뿌리에서부터 꼭대기까지/계절마다 나부끼고 있다(나무의 역설)”에서 절제된 감정에 의해 그 자신의 ‘느낌과 체취 그리고 육성’이 푸른 식물성 기호와 삶의 양식으로 직조된 시적 교감은 자기 응시의 결과로 시적 분위기를 담백한 시격(詩格)으로 형상화 시키며 명상 호흡을 통해 "어떻게 화해할 수 있을까/어찌해야 위로할 수 있을까(화해)”라는 물음 앞에서도 ‘한껏 넉넉한 품을 내주는 기도하는 성자의 표징인 생명의 나무’처럼 묵언의 수행이 경이로워 수상하게 되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황진이문학상은 조선 중기의 여류시인이자 박연폭포, 서경덕과 함께 송도삼절로 불리던 황진이의 문학적, 미학적 진수와 그 업적을 기리고 현재 활동하고 있는 여성 문인들을 발굴하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으로 1년에 한 번 가장 우수한 작품을 발표한 여성 작가에게 주는 상이다.

임춘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