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문학상이 한국문학을 망치고 있다
사설 / 문학상이 한국문학을 망치고 있다
  • 시정일보
  • 승인 2022.12.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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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한국문학을 발전시켜야 할 문학상이 오히려 한국의 문학을 망치고 있다. 사전 내정, 끼리끼리 나눠 먹기 불공정 관행이 심하다. 문학단체를 비롯하여 문학지에서 선정하는 수상자도 가까운 지인끼리 상을 번갈아 받기도 한다. 수상자에게 주는 상금도 표면적으로 주는 듯하지만 뒤에서는 후원금이라는 명목으로 다시 집행부에 돌려받는 일까지 보편화 되고 있다. 하나의 상을 여러 개로 쪼개어 시상도 한다. 이것은 불공정이 이미 개입된 상태를 말한다. 이 같은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마치 관행처럼 되풀이된다. 버젓이 당연하다는 듯이 벌어지고 있다.

문학상이 본래의 취지를 잃어버리고 위상이 추락하자 이미 문학상을 받은 일부 문인들 가운데 해당 문학상을 경력에서 제외하는 일도 있다. 어느 문인은 후배 문인에게 문학상을 받는 것도 분별력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한다. 상을 잘못 받으면 문인의 문학에도 오물을 씌운다는 것을 일러준다. 실제로 문학상을 받기로 내정된 문인은 선배 문인에게 수상하게 되었다는 것을 자랑삼아 이야기했다. 선배 문인은 그곳에서 주는 시상금은 다시 돌려내야 하고 오히려 문학상에 들어가는 의전 행사비용을 상당하게 후원하라는 말이 나올 것이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선배의 말처럼 행정을 보는 사무총장이 연락이 왔다. 행사에 드는 경비의 일부를 감당해 달라는 것이다. 수상자는 그때야 선배의 조언이 떠올라 수상을 거부했다. 수상도 대상, 본상, 특별상과 같이 하나의 상을 나누어 문학상을 주기도 한다. 상의 순서는 얼마나 많은 후원금을 내느냐에 따라 대상과 본상의 구분이 주어진다.

한국문인협에서 시상하는 ’윤동주문학상‘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온 적이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 제국주의하에 저항하는 독립운동을 꾀하다가 순절한 항일민족시인 윤동주의 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85년에 제정한 윤동주문학상을 ’쪼개기 시상’이라는 지적을 줄곧 받고 있다. 윤동주 ‘시인‘의 ’시 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와 다르게 시는 물론 소설, 시조, 평론 등을 포함해서 본상, 우수상으로 나누어 무더기로 시상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수상을 한 문인은 상을 반납을 고려했다. 문인은 반납은 하지 않고 경력에서 수상 사실을 적지 않고 있다. 한국문인협회는 또 1964년 ‘한국문학상’을 제정해 시, 소설, 희곡, 수필, 문학평론, 아동문학 등에서 해마다 두드러진 작품을 쓴 문인에게 시상해 오고 있다. 문제는 1983년까지는 한해 한 명이었다가 1984년부터 한해에 여러 명을 수상자로 선정하고 있다. 1966년 33회 때는 시, 시조, 소설, 수필, 희곡, 아동문학 등 6개 부문에 걸쳐 수상자를 선정해 ‘쪼개기 시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상금이 7000만원인 동리 문학상과 3000만원인 목월 문학상과 1000만원인 만해문학상도 ‘지인시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원로문인은 한국문학사에 큰 업적을 남긴 선배 문인들의 뜻을 받아 문학상의 본질이 흐려지는 관행이 없어져야 한다는 지적을 한다. 문학상이 지인의 상이 되고 문단의 선거에 악용되는 일도 없어져야 한다. 문학상이 불공정과 부실한 심사로 한국의 문학을 망치고 있다는 현실이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 문학상을 받는 사람과 문학상을 축하해주는 문인들이 마음것 축하를 해주는 문학상이 되어야 한다. 그 길이 한국의 문학이 발전되고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