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복지사각지대, 구멍 뚫린 사회안전망 더욱 촘촘히 손질해야
사설 / 복지사각지대, 구멍 뚫린 사회안전망 더욱 촘촘히 손질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22.12.0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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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지난 8월 발생한 수원 세 모녀 사건과 유사한 일이 이번엔 서울 서대문구 신촌 다세대주택에서 60대 어머니와 30대 딸이 숨진 채 발견 발견돼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들 모녀의 집 현관문에는 5개월 치 밀린 전기요금 고지서 등이 붙어 있었다고 하니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돼 더욱 우리를 우울하게 하고 있다.

모녀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였지만 주소지가 다른 곳으로 등록돼 있어 서대문구 지원 대상에서 누락돼 지난 8월 발생한 수원 세 모녀 사건과 거의 판박이가 아닌가 싶다. 보건복지부가 이번 사건이 보도되기 하루 전 수원 세 모녀 비극이 발생한 지 3개월여 만에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 대책을 내놓았는데 좀 더 빨리 내놓았다면 이번 신촌 모녀 비극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 아닌가 싶어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대책에는 신촌 모녀 사건을 막을 대책을 포함해 위기가구를 더 많이, 더 신속하게 찾아내기 위한 방안들이 망라돼 있다.

위기가구를 발굴하기 위해 수집하는 기존 34종의 정보에 질병, 채무, 고용보험, 수도·가스요금 체납 등 10종을 추가하고 의료사회복지사, 집배원 등을 활용하는 신고·알림 체계를 구축하는 등 지자체와 민간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포함, 주민등록지와 실거주지가 불일치할 경우 관련 정보를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에 연계하고 실거주지에서 긴급복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지침도 개정키로 했다. 그러나 위기가구 발굴에 활용하는 정보를 34종에서 44종으로 늘리겠다는데, 그 시행 시점이 내년 하반기로 되어 있어 경기 침체로 인해 한계 상황에 이러한 가구가 급속히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취약계층 보호에 우선순위를 두고 복지 정책을 운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 경기 동두천에서 30대 주부가 네 살배기 아들을 안고 15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진 사건을 비롯 지난해 4월 발생한 충북 증평 모녀 사망 사건 등 구멍 뚫린 사회안전망으로 인해 안타까운 고귀한 생명들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물론 정부가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것이 아닌가 싶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재발방지책 등 제대로 된 복지를 부르짖고 있지만 실제로는 계속해서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어쩜 허울뿐인 복지가 아닌가 싶다. 아울러 새로운 유형의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대책을 더욱 촘촘히 보완해 빈곤층을 지원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