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위기관리‘ 한국은 얼마나 준비되어 있나
사설 / ‘위기관리‘ 한국은 얼마나 준비되어 있나
  • 시정일보
  • 승인 2022.12.0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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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영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23년 세계정세를 아우르는 키워드를 내놓았다. 일명 ‘퍼머크라이시스(Perma-crisis 영구적 위기)’를 특집으로 제시하고 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에 이은 경기 침체와 같은 위기는 나라의 머리를 누르고 있다는 예측과 진단이다. 우리는 지난해 11월 이름도 생소한 물질 하나 때문에 나라가 비명을 지른 일이 있다. 경유차(디젤)가 내뿜는 매연을 정화하는 요소수였다. 이게 없으면 당장 전 국민의 물류를 책임지는 화물차는 물론 산업용 덤프트럭과 긴급을 요하는 소방차와 경찰차 상당수가 멈출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상상도 하기 싫지만 만약 요소수 재고 소진으로 대한민국이 마비되면 당장 하루 3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피해가 예상됐다. 실생활과 워낙 밀접하기에 정부와 국민은 가늠하기 힘든 걱정을 한 사례가 있다.

이같은 상시 위기 시에는 예방이다. 어떻게 대응 능력을 갖추느냐가 관건이다. 과감한 규제 혁파로 경제, 사회 구조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체질을 유연하게 바꾸는 동시에 기술 혁신과 기업가의 정신을 살려 성장 탄력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전기자동차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자국의 논리로 미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 한해 지원금을 주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런 경우 우리의 자동차 산업은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사례들은 영구적 위기에 대한 대처가 필요한 경우 수들이다.

이뿐 만이 아니다. 미 금리는 주변국에 큰 타격을 줬다. 미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급속히 인상하면서 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경기 침체가 우려된다는 경제학자들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10%에 육박하거나 자이언트스탭을 연속해 밟는다면 세계의 석유와 물가는 20~30%가 오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너무 느슨하거나 국내의 정치적 상황에 매몰된 측면이 크다. 그동안 한국의 핵심 동력은 수출이다. 수출이 붕괴하면 우리의 경제는 두말없이 어려운 경우가 된다. 국내의 전문 기관들은 내년 대한민국의 경제를 성장률 1%대로 낮춰 잡고 있다.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하는 곳도 있다. 그런데 우리의 퍼머크라이시스에 대한 접근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노동유연화의 핵심인 주 52시간제 개편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인세 인하 방안도 표류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한국의 위기는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문제가 산재하고 있다. 동시 다발적으로 밀려오는 위기는 걷잡을 수 없다. 미리 준비하는 정부의 정책이 요구된다. 당장 둘러보면 파업 천국이라는 우려가 도로 위에 놓여 있다. 어려운 국면은 세계의 기업들이 한국에 선뜻 들어올 수 없게 만든다. 위기를 모르는 경제는 또 다른 위기를 가져온다. 이코노미스트의 경고는 우리에게 소중한 경고음으로 받아들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