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낙하산 인사를 그만둘 때 경제 민주화와 국제 경쟁력이 된다
사설 / 낙하산 인사를 그만둘 때 경제 민주화와 국제 경쟁력이 된다
  • 시정일보
  • 승인 2023.01.02 13:15
  • 댓글 0

[시정일보]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가 인기리에 종영했다. 밤 10시가 넘는 시간대 편성에도 시청률이 높았다. 드라마는 재벌의 전문경영인 아닌 세습의 문제도 다뤄졌다.

국제화 시대에 한국의 기업은 전문경영인이 기업을 운영하지 않는 것에 늘 문제를 지적받아왔다. 여기에 정부의 공기업에도 낙하산 인사가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이전 정부에서 진영 논리, 나눠먹기 낙하산 인사에 국민은 수없이 손가락질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과거의 낙하산 인사를 그만둘거라는 희망과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새 정부에서 이런 폐습이 더 노골화 되고 있다.

지금 경제의 미래는 시계 제로라는 위험 신호가 울리고 있다. 이유를 두 가지로 본다. 우선 예측 불가능 변수가 많다. 전쟁과 바이러스 외에 인플레와 공급망 재편, 유가 불안 등 산 넘어 산이다. 각국 중앙은행은 다중 악재에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 허둥지둥한다. 미국 중앙은행조차 40년 만의 인플레가 일시적인지, 구조적인지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위기대응 시스템도 전과 다르다. 이전 두 차례 위기 때는 국제공조가 가능했다. 그땐 여력이 있을 때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확연히 달라졌다. 미국은 ‘인플레 수출’ 비난에도 금리 가속페달을 멈추지 않는다. 국제금융시장을 뒤흔든다. 영국 국채시장 사태 때도 ‘오불관언’이었다. 힘들 때는 각자도생인 새판을 각오해야 한다.

한국은 대양에 일엽편주(一葉片舟) 신세다. 여러 리스크 중 핵심 뇌관은 부동산이다. 가계대출의 67%, 가계자산의 74%가 부동산 관련이다. 부동산 시장위기가 곧바로 경제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한 절벽이다. 아파트 가격은 1998년 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위기일수록 기업과 정부의 국책기관은 전문경영인의 지혜가 필요하다. 낙하산 인사는 뜬금없고 가당치 않다. 국책 시중 금융기관장에 정권과 가까운 ‘올드보이’들이 내정되거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오랜 관치금융에 한국의 금융서비스 국제경쟁력은 63개국 중 47위로 과락 수준이다.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꿔볼 시대가 왔다. 시장주도주의로 위기를 극복하게 해야 한다. 낙하산은 내부의 분위기를 흔들고 사기를 꺾는다. 새 정부는 2023년에 시장 자율, 민간주도 성장을 모토로 내걸고 낡은 과거와의 과감한 단절이 요구된다. 업무에 대한 전문성 결여는 물론, 불공정 논란의 중심에서 조직의 사기와 국제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