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칼럼 / 영등포구, 올해를 제대로 된 지방자치 실현의 원년으로
단체장 칼럼 / 영등포구, 올해를 제대로 된 지방자치 실현의 원년으로
  •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 승인 2023.01.1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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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시정일보] 진정한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주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생활자치(生活自治)가 되어야 한다.

영등포 대전환의 시기를 맞아, 2023년 새해를 제대로 된 지방자치, 더 나은 지방자치, 풀뿌리 민주주의가 꽃 피는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의 원년으로 만들겠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의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의 성공이 필수적이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주민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야말로 지방자치의 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들은 주민의 이익을 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티머니(T-money) 교통카드와 버스 전용차로로 잘 알려진 서울시 버스 체계 개편 사업이 있다. 당시 서울시장의 뚝심과 공무원들의 헌신으로 이룬 성과이다. 전국 표준을 넘어 세계대중교통협회(UITP)에서도 교통혁명이라는 평가와 함께 우수 정책으로 선정됐다.

이렇듯 대한민국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30여 년이 지나는 동안 많은 성과를 거둔 반면, 아직도 중앙정치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안타깝지만 제대로된 지방자치는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지방자치와 중앙정치는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한 파트너이다.

중앙정치는 지역 이슈에 매진하기보다 국제사회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반도의 안정과 번영 그리고 국가 경제 회복과 같은 국가적 이슈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의 일은 주민과 전문 행정가, 지역 정치인들이 주체가 되어 함께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풀뿌리 민주주의가 튼튼하게 자라고 정착된다면, 혼란스러운 중앙정치 문화도 함께 발전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이러한 역할 분담을 통해 깨끗하고 정의로운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때다. 그러기 위해, 공직자는 바람직한 지방자치의 실현을 위해 공익의 대변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주민들의 뜻을 한데 모으고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구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선거를 의식하는 퍼주기식, 선심성, 포퓰리즘적인 단기 정책 대신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큰 일이나 작은 일이나 모든 업무를 추진할 때는 ‘내 사업하듯이, 내 살림살이하듯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예산을 아껴 써야 한다. 또한 선거때 약속한 공약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정책대안이 있다면 그것을 선택해야 한다. 공약보다 주민에게 보다 더 이익이 되는 다른 방안이 있다면 주저 없이 그 길을 택해야 한다. 공약 이행이라는 가치에 매몰되어 주민의 이익을 저해하는 것은 오히려 주객이 전도된 지방자치이다. 인기 없음을 걱정하기보다는 주민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이 적어지는 것을 염려하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한 단체장의 태도라 생각한다.

필자는 새해 첫날 16세기 독일의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에 대한 책(종교개혁)을 읽었다. 마틴 루터는 ‘면죄부를 사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대중을 속인 당시의 부패한 세력들에 과감하게 맞서 개혁과 변화를 추진했던 사람이다. 그 책을 읽으며, 개혁을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반드시 해내고야 만다는 굳은 의지와 실행력, 그리고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역사적인 교훈을 얻었다.

지금 우리가 내린 결정이 후대에 돌아보아도 한 점 부끄럼이 없도록 역사의 준엄함을 인식해야 한다. 지난 30년 동안 지방자치가 무엇을 잘 했는지, 무엇을 잘 못했는지, 문제점은 무엇이고, 고쳐야 할 점은 무엇인지를 뒤돌아 봐야 할 시점이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들 때문에 잘못된 역사가 반복된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주민의 이익을 위해서 진실을 말할 용기가 필요하다. 주민 한 분 한 분이 자부심을 갖고, 지역 발전을 위해 힘을 모은다면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야흐로 바로 지금이 자치다운 지방자치, 명실상부한 지방자치를 실현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