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생생상식#35 입술에 수포가 생겼는데 주변에서 성병 걸렸다고 놀리네요?
건강칼럼/ 생생상식#35 입술에 수포가 생겼는데 주변에서 성병 걸렸다고 놀리네요?
  • 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 승인 2023.02.0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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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윤종선 원장
윤종선 원장

[시정일보] 저는 피곤할때면 입술에 물집이 잘 생기는 체질입니다. 과음, 감기 몸살, 수면부족, 스트레스, 키스를 심하게 하면 입술에 수포가 생기는 일이 흔합니다. 그런데 직장동료가 이것을 보고 성병이라고 놀리는데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따졌지만 인터넷에 나와 있다고 보여주는데 이것이 정말 진짜일까요?

입술에 수포가 생기는 질환을 단순포진(헤르페스 감염)이라고 한다.

헤르페스는 남녀의 육체적인 접촉시 병변 부위 또는 체액에서 바이러스의 전파가 일어나는데 주로 키스 및 구강성교 등이 원인이므로 성병이라고 인터넷에 나왔을 거라고 추측된다. 하지만 헤르페스는 두가지 원인이 있고 성적인 접촉 이외에도 단순히 면역력이 떨어져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헤르페스 감염의 원인으로 성병을 의심할 수도 있지만 100%는 아니므로 그런 오해는 없어야겠다.

헤르페스 감염은 피부 특히 부드러운 점막을 침범하여 붉은 색의 물집과 통증을 일으키는 특징이 있다. 재발을 잘 하는 전파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2,000년 전에도 이 병이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질환이다.

특히 입술에 물집이 생기면 미관상 보기 좋지 않고 이 물집이 터지면 주변의 피부까지 따갑다. 이 곳에 딱지가 생기면 음식 먹을때나 하품이라도 할려면 병변이 갈라지면서 통증이 생긴다. 그 후에는 노랗게 진물이 흘러나오면서 위생상 지저분해서 대인관계에서도 나쁜 영행을 미친다. 치료제의 하나로 항바이러스 연고를 사용하는데 이것이 흰색이라 바르면 더 병변이 도드라지게 보여 위험한 전염성 환자로 보이기까지 한다. 물론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문제는 한번 걸리면 완치가 되지 않아 자주 재발을 하므로 환자에게 우울증 등 심한 스트레스를 일으킨다.

헤르페스는 HSV type-1, HSV type-2 2가지로 분류한다. HSV type-1은 주로 입술과 구강 안에 잘 생기고, 대부분 무증상이며 재발이 흔하다. HSV type-2는 주로 귀두 및 음경에 잘 생기고, 1차성 성기 감염의 90%, 재발성 성기감염의 99%에서 발생한다.

HSV type-1은 주로 젊은 층에서 발생하며 입술 및 주변 부위로 침투하여 안면의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 면역력이 약화되면 활성화되어 심하면 잇몸염, 아구창, 인후두염, 결막염 등을 동반한다.

HSV type-2는 성적으로 활발한 성인에게 주로 발생하며 HSV type-1보다는 유병률이 낮다.

국내에서는 최근 30년 동안 헤르페스 환자가 폭증했는데 성개방 풍조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성적인 활성도와 유병률이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

비뇨기과에 방문했을 때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성관계 후 물집이 생겼는데, 이것이 성병인가요?”라는 것이다. 헤르페스는 입술과 성기의 수포 이외에도 여러 가지 증상이 동반되며 일차성 감염과 재발성 감염으로 분류한다.

일차성 감염은 보통 점막이나 상처를 입은 피부에서 발생하며 대부분 다른 감염자의 직접 접촉에 의해 발생하며 전파 속도도 매우 빠르다.

성관계후 2주 이내에 발생하며, 다발성 궤양과 통증이 있는 서혜부 림프절 종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발진이 생긴 3일 후에는 감각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1차성 감염은 여자환자의 35%, 남자환자의 13%에서 무균성 뇌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고 주로 HSV type-1과 관련되며 사망률은 70%로 높다. 남자 환자의 40%, 여자 환자의 80%에서 배뇨통을 호소하며 급성 뇨폐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 외 전신증상으로 미열, 권태감, 국소 림프절종대 등이 있다.

재발성 감염은 잠복기에 있는 바이러스의 재활성화에 의하여 바이러스 유전자가 신체표면으로 이동하여 나타난다. 재발의 유발인자로는 자외선 조사, 스트레스, 피로, 외상, 월경, 임신 등이 있다.

성기 부위에 수포, 농포, 표재성 궤양으로 발생하며 보통 7일경에 가장 심하다. 통증은 심하지 않고 작열감 같은 전구증상은 재발환자의 50%에서 발생하고 전신증상은 10%에서 일어난다. 구강-질 감염보다 성기감염에서 더 흔하다. 홍반성 또는 부종성 피부에 작은 군집수포 및 미란이 신경분포와 관계없이 나타나면 검사가 필요하며, 병변부에서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다.

헤르페스 감염이 확인됐다면 치료제로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다. 헤르페스 환자의 주의사항은 병변이 있는 동안 육체적 접촉을 피하고, 혹시 닿았을 경우에는 씻어내야 한다. 또한 세면도구를 따로 사용하며 공동 생활자의 접촉에도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헤르페스는 신체적 증상 치료와 더불어 환자의 정신적 고통도 크므로 환자 교육과 상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헤르페스의 대표적 증상은 포진이지만, 감염 후 긴 잠복기를 거치며 개인에 따라 증상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성관계후 7일 이내 문제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자세한 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