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생생상식 #50 아랫배 통증과 급박뇨가 있는데 소변검사는 깨끗해요?
건강칼럼/ 생생상식 #50 아랫배 통증과 급박뇨가 있는데 소변검사는 깨끗해요?
  • 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 승인 2023.05.2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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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시정일보] 며칠전 친한 의대 교수님의 전화를 받았다.

간질성 방광염에 대해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려고 하는데 비뇨기과 외래로 오는 환자들이 어느정도 있나?

본원의 외래로 방문하는 환자는 매우 적다. 하지만 간질성 방광염 환자에 대한 기억은 강렬하다.

방광에 뇨가 조금만 차도 소변이 마렵기 때문에 빈뇨와 절박뇨로 인해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은 좋지 않아서 난감할 때가 많다.

45세 여성환자로 백화점 화장품 코너에서 매니져로 종사하고 있다. 직업의 특징상 매장에서 수시로 손님을 대해야 하기 때문에 화장실을 자주 다닐수는 없다.

3년전부터 아랫배가 아프고, 통증이 오면 소변을 참을 수가 없다. 그래서 병원을 가면 소변은 염증없이 깨끗해서 약을 먹으면 좋아지는 일이 반복됐다.

그런데 6개월 전부터는 약을 먹어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고 이제는 하루에 소변을 12번 이상보고 잠을 자다가도 소변 때문에 깬다.

상기 증상으로 봤을 때 의심되는 질환은 만성 방광염, 통증성 방광 그리고 간질성 방광염 등이다.

이 환자의 소변내 유전자검사는 특정 균들은 검출되지 않아서 만성 방광염은 아니였다.

아랫배가 아픈 것은 장이 나빠서가 아니라 소변이 방광에 차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때 소변을 배출하지 않으면 하복부 불편감이 심해지면서 터질 것 같은 찢어지는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 상태에서 염증에 대한 특정 균이 없으면 통증성 방광이라고 한다.

통증성 방광 중에서 방광상피세포에 결함으로 인해 방광의 내피인 점막세포벽이 손상을 입는 경우를 간질성 방광염이라고 한다.

간질성 방광염은 결국 방광점막의 문제이다.

방광내 염증, 방광의 혈관 장애, 방광 점막 손상, 스트레스, 호르몬 이상 등이 유발인자로 작용한다.

90%가 여성에게 호발하며 호발연령은 40대 중반이다.

시간이 갈수록 방광 점막의 탄력성이 감소하면서 방광 용적이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방광내 소변이 차면 찰수록 방광내 점막이 탄력적으로 늘어나지 못 하게 된다. 그러면서 방광 점막이 찢어지고 상처가 생기면서 특징적인 찢어지는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방광내시경을 하는데 방광내 용적이 150cc 만 되어도 급박뇨 증상과 통증이 나타난다. 정상적인 경우는 250cc 까지는 그러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임상적인 증후와 방광내 조직검사를 통해서 간질성 방광염을 진단하게 된다.

미국의 국립보건원의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1) 하루 평균 배뇨 횟수 16회 중에서 야간뇨가 4.7회 이다. 평균 배뇨량은 73cc이다.

(환자의 경우 낮에 최소 8회이상, 밤에 평균 4회 평균 하루에 16회의 소변을 본다)

정상인의 평균 배뇨량은 270cc 이다.

2) 방광기저부의 통증과 소변검사에서 세균과 혈뇨가 없다.

3) 요역동학 검사시 방광내 용적이 150cc에서 급박뇨 현상이 나타난다.

4) 칼륨검사시 급박뇨와 함께 통증이 동반된다.

5) 방광내시경 검사가 진단 뿐만 아니라 치료 목적으로 시행한다.

6) 생체 검사만으로 이 병의 진단을 내리지 못 한다.

간질성 방광염의 치료 목표는 증상의 개선이다.

먼저 식생활과 생활습관의 교정을 한다.

원인이 자가면역기전으로 인해 방광점막의 손상을 일으켜 염증성 물질이 통과하면서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 탄산음료, 초코릿 그리고 알콜을 피하고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멀리한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걷기 운동을 생활화 한다.

항우울제, 항콜린계, 알파아드레날린 수용체 차단제, 항히스타민, 스테로이드 등 약물치료를 한다.

수술적인 치료로는 방광수압 확대술, 방광 박리술, 방광 확대술, 요로전환술 등의 수술을 시행한다.

개인적으로 간질성 방광염의 줄기세포 치료 등 새로운 길이 열렸으면 한다.

간질성 방광염은 치료를 하더라도 통증이 완전하게 사라지지는 않는다.

좋아졌다가도 다시 악화되는 만성적인 반복을 보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