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한국 평화와 중립의 길
특별기고/ 한국 평화와 중립의 길
  • 미광선일 법명사 회주
  • 승인 2023.06.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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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광선일 법명사 회주
미광선일 법명사 회주
미광선일 법명사 회주

[시정일보] 며칠 전 6·25전쟁 당시 1951년 11월 백석산 전투에서 천진하게 웃으며 전쟁터에서 식사하는 젊은 군인들의 영상 유튜브를 봤다. 그러나 잠시 후 전장에서 죽어간 244명, 1천165명 부상, 14명 실종된 군인들의 자막 글을 보며, 방금 천진한 모습으로 부끄럽게 서로 웃고 밥을 먹던 청년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오는 아픔을 느꼈다. 저 착한 영혼들이 누구를 위해 목숨을 버려야 하는가? 조국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조국보다는 세상이 만들어 놓은 강대국 간의 이권과 이념이라는 허상의 적을 향해 목숨을 던진 것이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그것도 같은 민족끼리 서로 총을 쏘고 있으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상대방을 죽이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과거 외침을 한 적은 없으며,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930여회의 침략을 받았다. 그중 70~80% 정도는 대부분 일본의 침략이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일본 중국 유럽 소련 미국 순으로 외침의 역사가 있다. 현재도 대한민국은 전쟁의 위험성이 극도로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부터 우리는 외침으로 인한 엄청난 전쟁의 피해가 수천년간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제일 큰 마지막 전쟁은 6·25전쟁으로 127만명의 사망자를 낸 전쟁이다. 이것으로 전쟁이라는 슬픔은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만히 있어도 강대국끼리의 각종 패권 싸움 사이에서 전쟁의 회오리는 피할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그것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있다. 그것은 중립화라는 정치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스위스는 지정학적으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와 같은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을 받아 왔다. 그러나 1815년 나폴레옹 전쟁을 종결하는 빈 회의에서 연합국들이 스위스를 영세중립국으로 인정하기로 합의했고, 그해 11월 주변의 8개국이 스위스의 영세중립을 승인함으로써 역사적으로 최초의 영세중립국이 됐다. 중립국을 선언했기 때문에 스위스는 200여년간 전쟁이 없었다.

한국도 고종황제가 1904년 1월 중립국을 선언해 전쟁을 피하려고 했으나 강대국인 영국, 러시아 그리고 미국의 가쓰라태프트 조약 등으로 한국을 일본에 팔아넘겨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제 세계 정세도 바뀌었고 한국도 강대국이 됐다. 3차 세계대전의 위험을 지닌 지금 한국의 올바른 판단이 세계 평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이나 북한도 양국이 중립국을 선언하면 한반도가 영원한 평화를 유지하는 국가로 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일 수 있다. 그리고 이 중립화만이 복잡한 세계 각국의 경제 패권 싸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