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생생상식 #51 정관불임수술을 받았는데 무정자 검사를 꼭 해야 하나요?
건강칼럼/ 생생상식 #51 정관불임수술을 받았는데 무정자 검사를 꼭 해야 하나요?
  • 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 승인 2023.06.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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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선 슈퍼맨비뇨기과 원장

[시정일보] 전에는 이런 표어들이 있었다.

‘딸아들 구별말고 하나만 낳아서 잘 키우자’

‘잘 키운 딸하나 열아들 안 부럽다’

아들 선호사상으로 인해 아들 낳을때까지 출산을 하니 산아제한을 하기 위함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신혼부부도 애를 갖지 않기 위해 비뇨기과로 정관절제술을 받으러 온다.

심지어 미혼의 남성도 2세 계획이 없다고 미리 정관절제술을 받으러 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정관절제술을 받는다고 100% 불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관절제술을 받은 남성의 3%는 정자가 나와서 임신을 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무정자증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정관절제술의 무정자증을 확인하기 위한 정액검사는 수술후 1~2개월후에 2번 한다.

그리고 정액검사전에 자위행위나 콘돔 등 피임에 의한 성관계를 통해 10~20회의 사정후에 검사를 한다.

이 바쁜 현대사회에서 정관수술을 받으러 오는 것 자체도 힘든데, 수술후 무정자 검사를 2번이나 받으라고 하면 대부분의 환자는 이를 지키지 못 한다.

그래서 본원에서는 정관절제술 후 10번 이상의 사정을 하고 3개월후에 무정자 검사를 딱 한번 받도록 하고 있다. 정액검사를 병원에서 하면 환자들이 낯설은 환경에 정액채취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어서 정액받을 통을 미리 주어서 집이나 편안한 장소에서 받아오게끔 한다.

정액검사후 정자가 발견된 경우에는 다시 10회이상 사정후 한달뒤 다시 정액검사를 시행한다.

그래도 움직이는 정자가 발견되면 다시 재수술을 한다.

하지만 운동성이 없는 정자가 발견되면 바로 재수술을 하지는 않는다.

정상적인 정액의 총 정자수는 4,000만개 이상이며, 정액 1cc 당 1,500만개 이상이다.

이 정도의 숫자의 정자가 있어야 임신을 시킬 수 있는데 죽은 정자가 몇 개 발견된다고 놀랄 일은 아니고 더 이상의 피임이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수술을 한 의사 또는 환자 입장에서는 죽은 정자지만 한 개라도 보이면 마음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추가로 정액검사를 두 번 더해서 그때도 죽은 정자만 발견되면 안심해도 된다고 한다. 결국에는 무정자증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정관절제술 후 바로 불임이 되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정관수술이란 정자의 이동통로인 정관을 음낭 부위에서 자르고 묶고 전기소작하는 삼중차단술을 시행한다.

정자는 고환에서 생성되어 부고환과 정관을 통해 정낭으로 이동하면서 성숙하게 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래서 절단된 정관 이후의 정관부위와 정액을 생산하는 정낭 사이에 있는 이미 생산된 정자들은 임신을 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3개월 동안 임신시킬 수 있는 정자를 배출시키기 위해 10회 이상의 사정을 하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철저하게 무정자증 정액검사를 했는데도 수년이 지나서 임신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1000명중 1명 꼴로 발생한다고 비뇨기과 교과서에 나온다.

그래서 정관절제술을 하면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미리 설명하지만 사실 환자들은 잊어버리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와이프가 임신을 하게 되면 바람을 피웠다고 의심을 하게 되고, 심지어 이혼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주변에 있었다. 우연히 필자에게 이런 문제를 호소해서 수술받은 병원에 가서 정액검사를 다시 해 보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정액검사에서 살아있는 정자들이 나와 와이프에 대한 오해를 푼 경우도 실제로 있었다.

정관절제술을 받고 수년이 지나서 임신을 하는 경우에는 부부싸움부터 시작하지 말고 비뇨기과를 방문하여 정액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정관절제술의 궁극적인 목표인 불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정자증 정액검사의 시기와 횟수 그리고 여러 가지 주의사항을 잘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