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삽시다 / ‘보광동 방역 어벤져스’ 여름을 부탁해
함께 삽시다 / ‘보광동 방역 어벤져스’ 여름을 부탁해
  • 양대규
  • 승인 2023.06.1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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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보광동 새마을협의회, 30년 째 새벽 골목길 방역봉사
용산구 보광동 새마을협의회 회원들이 지난 10일 방역봉사를 마치고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가운데 양인철 회장, 왼쪽에서 네 번째 용산구의회 이미재 의원)
용산구 보광동 새마을협의회 회원들이 지난 10일 방역봉사를 마치고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가운데 양인철 회장, 왼쪽에서 네 번째 용산구의회 이미재 의원)

[시정일보 양대규 기자] 해마다 여름철이면 모기와 해충들이 동네 곳곳에 나타나 주민들에게 몸살을 일으키곤 한다. 용산구 보광동에는 지난 30년간 여름철 모기, 바퀴벌레 퇴치에 앞장 서온 이들이 있다. 주인공은 보광동 새마을협의회 회원들로 이들은 관내 골목, 주택가, 달맞이공원, 보광나들목 등을 찾아 매 주 토요일 새벽 6시면 모여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활동시간은 새벽 6시에서 아침 8시 반까지다.

새마을협의회 회원들은 30여명으로 현장 방역활동에는 10여명 정도 참석하고 있다. 활동 시간대가 주말이고 새벽이기 때문에 전원이 참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양인철 회장의 설명이다. 용산구의회 이미재 의원도 지역구 의원으로 현장에 참여하고 있다.

양 회장은 “10년째 회장직을 맡으며 방역 봉사를 하고 있다. 보광동이 오래되고 낙후된 동네인만큼 방역활동이 쉽지 않고, 직장인들 또한 주말인 토요일 새벽 6시에 방역 봉사를 나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며 “대민봉사의 책임을 갖고자 회장으로서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매 주 토요일 새벽 6시에 모이는 이유는 비교적 인파가 없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많을 경우 방역활동이 자칫 또 다른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새벽 시간대를 선택한다고 한다.

게다가 여름철에는 방역과 관련한 민원 접수 건도 늘어나 평일에도 양인철 회장을 비롯해 일부 회원들은 직접 민원 처리에 나서는 중이다.

양 회장은 “코로나가 한창일때는 거의 매일 방역을 했었어요. 처음 유행할 때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교회 약국 병원 등에 민원 요청이 많았죠. 1년이 좀 지나서야 매 주 2~3회 정도로 횟수가 줄었습니다”고 말했다.

용산구 보광동 한남 4구역은 지난해 11월 재정비촉진계획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고 한남 3구역은 관리처분인가를 앞둔 상황이다.

동네 전체가 재개발을 앞둔 만큼 낙후되어 있고,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있어 방역하는 데에도 쉽지가 않다.

특히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을 방역하는 데에는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오토바이 5대와 20L의 약품 통이 전부다. 2대는 보광동 주민센터에서 제공하고 있다. 그밖에 빗물받이 구간이나 공원 나무숲, 나들목 등은 회원들이 걸어다니며 방역하고 있다.

2시간 넘게 방역활동을 하고나면 회원들은 온 몸이 땀에 젖고 진이 다 빠진 모습이다. 그래도 이들이 지난 30년간 보광동 방역의 책임을 지고 나선 것은 대민봉사의 최일선에서 동네 환경의 파수꾼이 되고자하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용산구청에서도 방역과 관련된 장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회원들은 현재 7대의 방역기기를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오래된 주택의 향수가 남아있는 보광동이 용산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할 때까지 새마을협의회 회원들은 앞으로 4개월, 여름철 더위를 잊게끔 만드는 열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양대규 기자 / yzizo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