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다
시정칼럼 /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다
  • 권 혁 중 논설위원
  • 승인 2023.06.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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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혁 중 논설위원
권 혁 중 논설위원
권 혁 중 논설위원

[시정일보] 리더는 나라를 운영하는 데 있어 법(法)이라는 규율을 만들어 국민을 이끌어 간다. 그러나 법보다 더 앞서는 게 있다. 바로 마음이다. 국가를 다스리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맹자는 이루장구(離婁章句) 상편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걸왕(하나라 마지막 왕)과 주왕(은나라 마지막 왕)이 천하를 잃은 것은 백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 백성을 잃었다는 것은 백성의 마음을 잃은 것이다.”

사람을 얻으려면 진심을 담아야 한다. 진심은 사람의 마음을 여는 열쇠이며,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진심으로 남을 대하는 사람은 거짓으로 일을 꾸미거나 교묘하게 머리를 굴려 남을 대하지 않을뿐더러, 속이고 기만하는 행위는 결코 하지 않는다.

국가든 지방자치단체 등을 운영하는 데 있어 법에 나와 있는 대로만 모든 일을 처리하면 가장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일까? 눈앞에 보이는 일만 생각하면 그리 처리하여도 된다. 그러나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나아 갈려면 당시의 환경(여건)이나 민심 흐름 등을 면밀히 살핀 후 법이 정한 범위내에서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처리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4차산업 시대는 비밀이 존재하기가 어려운 시대다. 리더는 국민(지역주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그리고 국가(지역)를 발전시키려는 생각만으로 법이 정한 절차와 내용에 따라 처리하면 모든 것이 만사형통(萬事亨通)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법 위에 도덕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하지 않던가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고”. 따라서 법의 존재는 도덕의 이상에 전제해야 한다. 우리나라 법도 상당히 도덕적 규범에 입각해 제정됐다고 할 수 있다.

송(宋)나라의 대신 사호(史浩)가 지은 <상서강의(尙書講義)>에 “천명은 일정하지 않다. 오직 덕(德) 있는 사람을 돕는다”라는 말이 있다. 하늘은 특정한 나라나 단체, 사람에게 특별한 대우를 해 주는 일은 없고, 오직 덕(德)이 있는 사람만을 도와준다는 뜻이다. ‘덕(德)’이란 글자는 본래 ‘덕(悳)’으로 썼는데, 곧을 ‘직(直)’자와 마음 ‘심(心)’자의 결합이다. 결국 ‘곧은 마음’이 바로 ‘덕’이라는 말이다. 태어날 때는 누구나 곧은 마음을 갖고 태어난다. 그런데 세상을 살아가면서 잘못 물이 들어 속이고 꾸미고 하는 것이다. 정정당당하게 자기의 본성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이 곧 덕(德)이다. 그래서 ‘덕을 닦는다’는 말은 세속에 물든 더러운 때를 벗기어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민심을 얻은 자는 천하(天下)를 얻었다. 반대로 민심을 잃은 자는 천하를 잃었다. 이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허나 백성의 마음은 일정하지 않고 늘 변한다. 민심무상(民心無常)이 바로 그것이다. 당(唐)나라 정치가인 위징(魏徵)은 ‘정관정요(貞觀政要)’에서 민심을 ‘물’에 비유했다. ‘수소이재주 역소이복주(水所以載舟 亦所以覆舟)’라고, 풀이하면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어엎기도 한다’는 의미다.

《서경(書經)》에서 말하기를, “하늘이 보는 것은 우리 백성들로부터 보고, 하늘이 듣는 것은 우리 백성들로부터 듣는다”라고 했다. 백성들의 반응이 곧 천명이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국민(지역주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리더는 더 이상 나타나서는 안 된다. 온 세계가 치열한 경쟁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지킬려고 여러 종류의 전쟁을 하고 있다. 국민(지역주민)이 공감하지 않는 정책을 집행하면서 잘못된 결과가 나와도 사과나 용서를 구하지 않는 리더가 진실로 “민심이 천심”이라는 명제(命題)를 알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