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 흑묘론 백묘론 (黑猫論 白猫論)
시정칼럼 / 흑묘론 백묘론 (黑猫論 白猫論)
  • 최 기 복 논설위원
  • 승인 2023.06.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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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기 복 논설위원
최 기 복 논설위원
최 기 복 논설위원

[시정일보] 아무리 좋은 생각을 하고 있어도 정치권의 입과 그들이 벌이고 있는 정치적 작태를 보고 있으면, 입맛은 쓰기만 하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현역으로 재임하고 있는 정치권의 일꾼들이 해낸 일이나 앞으로 할 일이 무엇인가를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려 해도 암울하기만 하다. 무능하면 선량하기라도 해야 하거늘 권력의 단맛에 취해 돈과 권력의 힘으로 우리네 서민들에게는 평생 만져볼 수도 없는 거액을 떡고물 주무르듯 주무르면서 이재의 귀재가 되어있다. 국회 상임위원회의 중에도 증권회사의 모니터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면, 이런 사람은 국민의 혈세인 세비라도 토해내야 할 것인즉 오히려 ‘기고만장’이다.

최근 국제 외교무대에서 국위 선양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윤석열 대통령의 일정은 친정부적인 인사가 아닌, 필자 입장에서 그 노고를 인정해 줄만 하다고 평가되는데, 야당은 게거품을 물고 깎아내리기에 급급하다. 정부 여당은 전 정부의 국가기관 인사들 끌어내리려고 안달하고 있으며, 전 정권의 실정 부각을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무역 역조로 디볼트 선언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최악의 순간을 예상하고, 저출산으로 예상되는 인구감소율로 나라가 문을 닫아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해 있는 현실은 아예 눈을 감고 있는 듯하다.

국민들 또한 이에 못지않은 이기주의 집단으로 변질 돼 가고 있다. 산별노조는 정체성이 휘어지는 위험에 처해도 소속기관의 집단 이익을 위해 투쟁의 전사가 되어있다. 인명을 다루는 의사와 약사들, 간호사들의 투쟁선언, 인간의 목숨이 돈으로 치부되는 암담한 현실을 개탄한다. 교권은 사라지고 학생 인권만을 부르짖는 학교사회, 대한민국에 미래는 있는가? 지도자와 정치인들과 국민들이 나라 문을 닫는 일에 삼박자가 돼 있다. 더 절실한 것은 독소처럼 번져가고 병들어가는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다. 사람 죽이는 일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같은 연령대의 여자를 살인한 정 모 여인이나, 죄 없는 여자에게 2단 옆차기를 하는 남자, 연인과 공모해 남편을 살해한 여자, 아기를 낳아서 쓰레기 봉지에 담아 쓰레기통에 버리는 여자,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패륜 살인과 패역 범죄에 대한 국가적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시기에 오죽 인물이 없으면 가족 이기주의 화신이 되어있는 학교폭력 현장에서 자식들의 변호와 엄호만을 위했던 인사들을 고위직에 임명해 국민적 공분을 자아내고 있는 모습도 가관이다.

고 박정희 대통령은 ‘새마을 운동’을 통해 국민운동의 주체적인 대책으로 보릿고개를 해결했했다. 중국의 덩샤오핑은 중국 인민들의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자폐적인 체념론이었던 ‘잡초론’을 불식시켰다. 또한, ‘흑묘론 백묘론’을 기치로 세워 마오쩌둥의 영향력이 아직 크게 남아있는 당시 상황에서 탁월한 지도력과 현실적인 정책을 통해 사회적인 혼란 없이 빠르게 개혁ㆍ개방 정책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검은 고양이면 어떻고 흰 고양이면 어떠냐? "쥐만 잘 잡으면 되지" 이 의미는 당시 13억 인민의 철학이 돼 덩샤오핑을 영웅으로 추앙하게 했다. 중국의 개혁 개방에 관건이 됐고 오늘의 중국을 건설하는데 주춧돌이 됐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도력과 솔선수범이다. 전임 문재인 대통령? 현임 윤석열 대통령? 역사 앞에 보다 당당해질 수 있겠나? 늦지 않았다. 야당과 소통하는 것은 야당 사람들의 단말마적 발악을 정제시키는 일이요, 지지율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저들의 ‘공’과 ‘과’를 인정해 주는 것이 자신의 ‘공’과 ‘과’ 인정받는 일이다. 여당은 야당 시절을 생각하고 야당은 여당 시절을 생각해 눈살 찌푸리고 있는 국민들에게 보다 겸허해져야한다. 같은 민족끼리도 문호를 개방하지 못하면서 국제화를 시도한다? 이야말로 어불성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