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헌 서대문구청장 / “서대문, 서울의 새로운 심장으로 키우겠다”
이 성 헌 서대문구청장 / “서대문, 서울의 새로운 심장으로 키우겠다”
  • 문명혜
  • 승인 2023.07.0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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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민선8기 서대문구의 비전을 듣는다

 

이 성 헌 서대문구청장
이 성 헌 서대문구청장

 

[시정일보 문명혜 기자] 작년 7월에 닻을 올린 민선 8기의 4년 여정이 4분의 1 지점인 1년을 지나고 있다. 이즈음은 지방정부의 청사진이 서서히 구체화되는 시기이기도 한데 뜻밖에 장애물을 만나 고전중이다.

코로나와의 긴 싸움으로 행정력의 상당부분을 소진할 수 밖에 없었던 민선 7기와 달리 민선 8기엔 평탄대로가 펼쳐지길 기대했지만 이번엔 고금리, 고물가 먹구름이 몰려 온 것이다.

본지는 민선 8기 지방정부들이 어떻게 위기를 이겨내면서 발전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궁금해 할 독자들을 대신해 자치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번호는 2000년대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변신한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이끌고 있는 서대문구다. -편집자주-

 

이성헌 구청장이 북아현 과선교 착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성헌 구청장이 북아현 과선교 착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성헌 구청장이 자신의 주요 활동 무대였던 여의도에 대한 시선을 거두고 작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공식화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지만, 그의 의지는 확고했고 끝내 서대문구 수장에 올랐다.

이 구청장의 출사표에는 서대문구의 발전을 이뤄 서울시 심장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결의가 실렸고, 이번 대담의 목적은 서대문 발전의 큰 그림과 이를 구체화하는 사업들을 알아보는 것이다.

이성헌 청장에게 민선 8기 서대문구의 꿈과 도전에 대해 들어본다.

 

-민선8기 서대문구청장에 취임한지 1년이 됐는데 소회가 있다면.

“서대문 발전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구민들에게 전하기 위해 인왕시장에서 취임식을 가졌고, 무더운 날씨에도 많은 구민들이 참석해 주신 모습이 눈에 선한데 벌써 1년이 지났다니 시간이 참 빠르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요즘에는 그동안 진행되는 사업들을 정리하고 평가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점검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1년 동안의 ‘이성헌 서대문구정’을 총평한다면.

“서대문 변화와 발전을 위한 큰 기둥을 세웠다고 평가하고 싶다. 사람들의 일상으로 표현하면 잠에서 깨어나 역동적인 하루를 보내기 위한 준비를 마친 것이다.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위한 차량통행 시범운영 정상화,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사업 아카데미 운영, 북아현 과선교 설치공사 착공, 경의선 지하화 용역 착수, 카페폭포 개장이 올해 상반기에 이뤄져 많은 주민들께 서대문의 변화를 체감한다는 말씀을 듣고 있다.”

-취임 초 지역 성장을 위해 인왕시장과 유진상가를 철거하고, 새로운 서대문 랜드마크로 조성한다고 천명했는데, 현재 추진 상황은.

“유진상가ㆍ인왕시장 복합개발은 강남 코엑스 못지 않은 서북권 랜드마크 초고층 건물을 조성하는 서대문 발전 상징사업이다.

개발방식은 사업 추진 후 이해관계가 충돌해 중도에 지지부진해지는 문제점을 피하기 위해 주민 의견을 수렴해 먼저 합의를 이룬 후 진척시키는 방식이다.

현재는 주민의견을 수렴해 만장일치 합의를 이뤄가는 중으로, 이 과정이 지나면 빠른 속도로 사업이 진행될 것이다.”

 

직원들에게 떡국을 배식하고 있는 이성헌 구청장.
직원들에게 떡국을 배식하고 있는 이성헌 구청장.

 

-경의중앙선 철도 지하화도 추진중인데, 현실적으로 가능한 상황인지.

“서대문구에는 5개의 산과 2개의 하천, 9개의 대학이 있고, 개발 부지가 부족해 경의선 지하화가 꼭 필요하다.

지상철도로 인한 도시공간 단절과 철도 주변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경의선 지하화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국책 사업이어서 민자 유치를 통한 사업 추진을 구상하고 있다.

법적인 절차상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국토부, 서울시와 협의해 가면서 빠르게 추진해 나갈 것이다.”

-민선8기 주요 공약사업이자 청년 지원 정책으로 인근 11개 대학을 연계한 신대학로 조성사업을 추진중인데, 진척 상황은.

“연세대학교 인근 경의선 철도 지하화가 이뤄지면 5만평 가량의 부지가 생기는데, 이곳에 청년창업연구단지, 스타트업기업, 공연장, 체육시설, 공원, 주차장 등이 밀집된 신대학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신대학로가 만들어지면 청년들이 붐비는 역동적인 서대문으로 변할 것이 확실한데, 구체적인 계획과 투자유치는 경의선 지하화 복합계획 기본구상이 마무리 되는대로 사업계획을 구체화 시키겠다.”

-서대문구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신촌 연세로 차없는 거리를 지정 해제했는데, 차 없는 거리 해제 이유와 해제 기간이 풀리는 9월 이후 계획은.

“연세로 상권 회복을 목표로 실험중인데 금년 1분기 신촌지역 월 매출액은 코로나 기간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늘었고,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월 평균 20억원 이상 늘어난 것을 볼 때 효과가 분명해 보인다.

상인들과 세브란스병원, 현대백화점 등 주변 주요 다중이용 시설들의 요구로 시작된 지정 해제는 교통체증 유발 문제가 있는데, 원활한 차량 통행을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해제 효과를 더욱 면밀하게 검증한 다음 서울시와의 협의를 거쳐 9월 말 이후 공식적인 해제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과거 청년들의 성지였던 신촌과 이대는 어느순간 상권 하락의 길을 걷고 있다. 신촌ㆍ이대 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정책이 있다면.

“신촌 이대 상권 활성화는 서대문 발전을 위해 중요한 사업으로, 신촌도 신촌이지만 이대쪽이 더 어려워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 의류, 잡화, 이미용 등의 권장업종을 음식점, 공연장, 학원, 의원 등까지 폭넓게 확대해 이대 상권의 역동성을 높였다.

지난 4월에는 ‘신촌이대상품권’ 30억원을 특별 발행해 매출 증진을 도모했고, 75억원 규모의 무담보 특별보증자금을 마련해 소상공인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청년문화를 상징하는 지역임을 감안해 매주 토ㆍ일요일에 기획행사를 하는데, 신촌 지역 2만1000명 주민 중 1만4000명이 외국인인 지역특성에 맞게 글로벌 대학축제도 열어 세계인이 찾는 명소를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새벽부터 관내 도로변을 청소하고 있는 이성헌 구청장.
새벽부터 관내 도로변을 청소하고 있는 이성헌 구청장.

 

-서대문구가 추진하는 세대별 인생케어서비스 지원 정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인생케어서비스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인생케어서비스는 서대문 전체 예산의 52%에 달하는 3800억원이 사용되는, 출산부터 노후까지 책임지는 새로운 복지정책이다.

취임때부터 가다듬은 ‘서대문 행복 100% 인생케어 추진계획’은 보육과 청소년 교육, 생계, 병원비 지급 등이 담겼고, 어르신 일자리 개발 확대는 물론 구립데이케어센터 확충도 계획돼 있다.”

-지난 3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서대문여자실업농구단’을 창단해 화제가 됐는데. 창단배경은.

“구민들에게 일체감을 느끼게 하고 생활체육 활성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여자실업농구단을 출범시켰다.

여자 농구의 전설인 박찬숙 감독과 의기투합해 지역 꿈나무 운동선수와 생활체육인에게 희망을 주고 서대문 체육발전의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

-민선 8기에 만들고 싶은 서대문구를 짧게 요약해 주신다면.

“주민들이 살고 싶은 행복 100% 서대문을 만들고 싶다. 서대문은 5개의 명산과 명문대학들을 품고 있고 세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좋은 터인데, 지난 1년동안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을 토대로 남은 임기동안 빠른 속도로 혁신과 발전을 이뤄내겠다.”

-서대문구 발전을 위해 구민이나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생산적인 구정을 펼치려면 무엇보다도 구민들의 신뢰가 중요하다.

구민들께는 서대문 발전의 꿈을 보여 드릴 것을 약속드리니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구정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시길 당부드린다.

직원들께는 그동안 땀흘려 일하신 것에 감사드리고, 서대문 발전의 전위로서 자부심과 투지를 갖고 업무에 임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문명혜 기자 /myong5114@daum.net

 

기자가 본 이성헌과 서대문구정 1년 / 행정가 변신 후 서대문 발전 ‘속도전’
민생행보로 포방터시장을 찾은 이성헌 구청장(좌측)이 솜사탕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민생행보로 포방터시장을 찾은 이성헌 구청장(좌측)이 솜사탕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남도의 종가집 도련님으로 구김살 없이 유년기를 보낸 소년 이성헌은 ‘이촌향도’ 트렌드에 맞춰 서울 이주를 결정한 부모를 따라 중학생 시절 서대문에 정착했다.

연세대 3학년 총학생회장 시절 시국연설 요청을 위해 야당 지도자 YS를 찾았는데 청년 이성헌은 전혀 눈치 챌 수 없었다. 이 만남이 자신의 인생을 관통하는 운명적인 ‘사건’이 될 것을.

대학 졸업 후 YS의 비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성헌은 YS가 청와대 주인으로 입성할 때 동행해 정무비서관으로 이른 아침 운동도 함께 하며 3년간 국정을 보좌했다.

12년의 보좌역을 마친 이성헌은 1996년 1월 청와대를 떠나 정치인의 꿈을 이루지 못한 부친의 소망을 잇기 위해 그해 4월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고배를 마셨다.

2000년 16대 서대문갑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이성헌 의원은 서대문을 대표하는 정치인 중 한 사람으로 이름 값을 얻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주민의 선택을 받아 국힘계 정치인들의 험지인 강북지역에서 재선 국회의원이 됐고, 경쟁이 치열한 서울에서 25년간이나 당협위원장을 지킨 이력은 정치인 이성헌의 위상을 짐작케하는 지표가 아닐 수 없다.

매년 초 서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리는 신년인사회에서 거르지 않고 주민들을 향해 큰 절을 올리던 이성헌 의원은 작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대문구를 서울의 심장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출전해 민선 8기 4년간의 서대문구정 공무담임권을 갖게 됐다.

민선 8기 이성헌 서대문구정 1년을 돌이켜 볼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속도감’이다.

민심을 살피며 오랫동안 치열하게 살아온 정치인답게 지역현안에 밝은 이 청장은 서대문의 미래를 밝혀 줄 대형사업들을 빠르게 진척시켜 나가고 있다.

오랫동안 구민들에게 ‘흉물’로 인식돼 온 유진상가 자리에 서북권 대표 랜드마크 빌딩을, 경의선 철도를 지하화해 지상에 제2의 대학로 조성, 신촌 이대 상권 활성화 등 서대문 브랜드 파워를 급등시켜 줄 사업들이 예외없이 이성헌 구정의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

이성헌 구청장은 빠른 구정 성과를 내기 위해 공격적인 여론 수집ㆍ활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대형사업 진행 도중에 이해가 충돌해 지연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를 간파한 이 구청장은 구민들의 합의를 미리 이끌어낸 후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서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기자는 이같은 이성헌 스타일이 추후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 구청장의 인선기준은 스펙 보다는 업무장악력이 좋은 직원을 선호하는 편이다.

민선 8기 1년 임기의 초대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을 맡아 25개 자치구의 소통을 이끌었던 이성헌 구청장은 당리당략이나 이념 보다는 구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되는가를 따지는 ‘실사구시’가 구를 움직이는 핵심 원리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세상은 만인의 것이므로 공직자는 사사로운 이익을 떨치고 공공복리에 헌신해야 한다는 ‘천하위공’을 정치철학으로 삼고 있는 이성헌 구청장이 민선 8기 서대문 구정을 어떤 궤적으로 그려낼지, 기자는 관심을 갖고 지켜볼 계획이다.

문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