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위정자의 말과 생각은 절제되고 품격을 유지해야
시청앞 / 위정자의 말과 생각은 절제되고 품격을 유지해야
  • 정칠석
  • 승인 2023.07.0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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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有一念而犯鬼神之禁(유일념범귀신지금)하며 一言而傷天地之和(일언이상천지지화)하며 一事而釀子孫之禍(일사이양자손지화)하나니 最宜切戒(최의절계)니라.

이 말은 ‘한 가지의 생각으로 하늘의 계율을 범하게 되고 한 마디의 말로 천지의 조화를 깨뜨리며 한 가지의 일로 자손의 불행을 빚는 수가 있다. 깊이 경계해야 할 일’이라는 의미이다. 생각과 말과 일이 서로가 연계돼 있다. 생각 없는 말이 있을 수 없고 말 없이 어떤 일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일은 시시각으로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생각은 나름대로의 갖가지 말을 만들어 내기 마련이다.

사불급설(駟不及舌)이란 말이 있다. 논어에 나오는 말로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빠른 마차라도 혀의 빠른 것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말은 한 번 하면 빨리 퍼지고 또 취소하기도 어려운 만큼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말뿐이 아니다. 말도 그렇지만 생각 또한 신중해야 한다. 신중한 생각에서 신중한 말이 나오고 신중한 행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행동은 입보다 크게 말한다는 영국의 격언도 있지만 행동 하나하나에 상황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곳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싶다.

작금에 들어 여야 정치권의 막말 정치가 도를 넘으면서 국민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는 데 대해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이는 여야 모두 도진개진이다.

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에 대해 검찰개혁을 거부하기 위한 검찰총장으로서의 사실상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직격하는가 하면, 같은 당 임종성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집회에서 “똥을 먹을지언정 후쿠시마 오염수를 먹을 수는 없다”고 했다.

여당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을 옹호한 데 대해 야당이 눈치보기라고 비판하자 “개 짖는 소리”라고 했다. 또한 김기현 대표는 민주당이 <노란봉투법>, <이태원참사특별법> 등을 일방처리한 데 대해 “마약에 도취됐다”고까지 했다.

모두가 위정자로서의 발언이라고는 귀를 의심할 정도이다. 정치인의 말은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절제되고 품격을 유지해야 한다.

막말 팬덤정치는 자신들의 열혈지지층으로부터는 잠시 환호를 받을지 모르나 궁극적으로는 국민들로부터 정치환멸을 불러올 뿐이다.

막말은 국민들의 정치불신과 혐오만 키우고 국회의 품격을 떨어트리는 사실을 직시, 정치인들은 절제되고 품격 있는 언행과 민생정책으로 국민을 통합하고 협치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