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청 앞 / 한치 앞도 못 내다보는 맹목적 편애가 국가 망쳐
시 청 앞 / 한치 앞도 못 내다보는 맹목적 편애가 국가 망쳐
  • 정칠석
  • 승인 2023.07.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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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故(고)로 諺有之(언유지)하되 曰(왈) 人莫知其子之惡(인막지기자지악)하며 莫知其苗之碩(막지기묘지석)이라 하니라. 此謂身不修(차위신불수)면 不可以齊其家(불가이제기가)라.

이 말은 大學(대학) 修身(수신)편에 나오는 말로써 ‘그러므로 속담에도 있다시피 말하기를 사람은 자기 자식의 나쁜 점은 알지 못하는 법이며 자기 싹이 큰 줄은 알지 못하는 법이다. 이런 것을 두고 자신이 수양되지 않으면 자신의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 수 없다고 한 것이다’라는 의미이다.

인간관계의 첫 걸음이 부모·자식·형제·친척으로 이뤄진 가족 또는 집안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다른 어떤 인간의 관계보다도 가까운 만큼 편애하는 것도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이기 쉽다.

특히 대표적인 것이 부모의 자식 사랑이다. 자식의 잘못을 꾸짖는 이웃을 오히려 탓하는 부모, 자식이 원한다면 무엇이든 해 주려는 부모, 자식의 출세를 위해 비리도 서슴치 않으려는 부모 등등 모두가 한치 앞을 못 보는 맹목적인 편애이다. 그런 가정에서 자란 자식이 사회에 봉사할 리 없으며 그런 사람만이 가득 찬 사회에 화평이 있을 리 없다.

자기를 수양하는 것은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고 나아가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경영하는 것의 뿌리요 첫걸음이다. 자신이 수양돼야만 형제와 다툼이 없게 되고 부모가 되어 자식을 편애하지 않게 되고 자식이 되어 부모를 저버리지 않게 되어 집안이 가지런히 된다.

작금에 들어 정치권의 무책임한 선동과 정쟁이 지역주민의 15년 숙원사업을 무산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계획과 관련, 기존 노선과는 다른 대안노선 인근에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다는 점을 들어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노선수정은 전 정부시절 민주당 소속 전임 군수가 요구했고 대안 노선의 종점은 나들목이 아닌 분기점이라 지가 상승 가능성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특정인의 땅이 있다는 정치적 논리로 선동했다.

이번 의혹은 작년 말부터 간헐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설득력이 부족해 묻히는 분위기였으나 한 좌파 유투브가 관련 내용을 보도하고 이모 민주당 전 대표가 당원 강연에서 이를 공식화하면서 당 차원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간 우리나라는 광우병 괴담, 세월호 조작, 천안함 좌초설, 사드 참외 등 헤아릴 수 없는 거짓선동 중 사실로 규명된 것은 단 한 건도 없다. 정치권은 더 이상 이런 소모적 논쟁이 재발되지 않도록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한 성찰과 함께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