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묻지마 흉기 난동’, 대테러 차원에서 강력 대응해야
사설 / ‘묻지마 흉기 난동’, 대테러 차원에서 강력 대응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23.08.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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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신림역 ‘묻지마 칼부림’에 이어 경기 분당 서현역 일대에서 또다시 끔찍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져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20대 범인은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행인을 친 뒤 다시 흉기를 들고 근처 백화점으로 들어가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르는 광란의 유혈극을 벌여 백화점 이용객들과 행인들이 극심한 공포에 떨게 했다. 이 참극으로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달 21일 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역 사건 이후 13일 만에 또다시 벌어진 이 참혹한 칼부림 난동에 시민들은 “늘 다니던 곳도 겁난다”, “집 밖으로 나가기가 겁난다”며 극도의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범행 방식과 피해 규모 등으로 볼 때 이 사건은 사실상 테러에 가까운 묻지마식 범죄이다. 범인은 배달업에 종사하는 20대로, 체포된 뒤 피해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온라인상에는 다중 밀집 장소를 지목하며 무차별 살인 위협을 예고하는 글이 계속 올라와 사회 혼란과 공포를 부추기고 있어 모방범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범죄의 동기여부는 관계당국의 철저한 수사로 밝혀지겠지만 신림역 사건 이후 모방 범죄를 암시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는 데 대해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비록 모방 범죄 예고가 장난이라고 하더라도 시민을 불안하게 하고 공권력 낭비를 불러오는 만큼 경범죄로 처리할 게 아니라 철저하게 추적해 엄벌해 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신림·서현역에서 발생한 일련의 범죄행위는 어떤 변명으로도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극악한 테러 행위이다. 정부는 법 최고의 형벌을 통해 더 이상 모방 심리에 의한 유사 범죄의 재발을 막아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겪는 실패와 좌절, 그로 인한 사회적 박탈감 등이 불특정 다수에 대한 적대감으로 발현되는 묻지마식 범죄의 특성을 최대한 분석해 사회 양극화를 완화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사회적 유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해 나가는 것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까지 됐는지 참담함을 금치 않을 수 없다. 국민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이다. 차제에 정부는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극악범죄인 이런 ‘묻지마식 칼부림’은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대테러 행위로 간주해 강력대응은 물론 부처 간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예측 불가의 테러로부터 신속히 국민을 지킬 수 있는 철저한 예방시스템을 마련, 무고한 생명과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무차별 범죄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