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매사 최선의 바른길을 찾는 것이 중용이다
시청앞 / 매사 최선의 바른길을 찾는 것이 중용이다
  • 정칠석
  • 승인 2023.08.3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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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子曰(자왈), 天下國家可均也(천하국가가균야)요 爵祿可辭也(작록가사야)요, 白刃可蹈也(백인가도야)로되, 中庸不可能也(중용불가능야)니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천하와 국가는 평정해 다스릴 수 있으며 작위와 봉록은 사양할 수 있으며 시퍼런 칼날을 밟을 수 있으나 중용은 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중용은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에 처하든 최선의 바른길을 찾는 것이다. 한 나라를 다스리고 작위와 봉록을 사양하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일까 마는 잠시도 떠날 수 없는 최선의 길 중용의 도를 강조한 말이다. 지혜롭다고 하는 자도 중용을 택해 한 달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고 하여 참다운 지혜를 얻을 것과 중용의 실천이 어려움을 얘기한 바 있는데 이를 다시 강조한 말이다. 제 아무리 유능하고 정치를 잘한다고 해도 한 나라를 다스리는 일만큼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요, 제 아무리 청렴결백하다 해도 작위와 봉록을 사양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요, 제 아무리 용감하다 해도 날이 시퍼렇게 선 칼날을 밟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오직 한 가지만 집착해 전심전력하면 능히 해낼 수 있다. 중용은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에 처하든 최선의 바른 길을 찾는 것에 있다. 공자는 한 끼 밥을 먹는 사이에도 엎어지고 자빠지는 순간에도 인에 어긋남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거니와 중용의 실천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한 순간도 어길 수 없는 중용의 도에 비하면 나라를 다스리고 작위와 봉록을 사양하고 칼날을 밟는 일은 오히려 쉬운 것이다. 이는 중용은 어려워서 아무나 할 수 없다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중용은 잠시도 떠날 수 없는 최선의 길임을 강조한 말이다.

작금에 들어 국회의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한때 국회 전원위가 소집되는 등 가속도가 붙는 듯 했으나 소리만 요란했을 뿐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는 데 우리는 아연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차기 총선이 불과 8개월여 앞인데도 선거제도 확정을 미루는 데에는 기득권을 결코 놓지 않겠다는 거대 양당의 속내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선거제도 개편은 정치개혁의 시발점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올 6월 ‘선거제 개편안’ 마련을 위한 ‘2+2 협의체’를 구성하고 회의를 시작했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다. 민주주의 정치제도에서 유권자가 행사하는 표의 등가성과 대표성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면 이것은 민주주의 정치제도 결함이다. 지난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출몰케 했던 황당한 졸속 선거법이 다시 등장하지 않도록 여야는 즉각 선거법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다. 아울러 여야는 선거제도 개편과정에서 정책 대결을 통해 경쟁을 펴는 정치의 본령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매사 최선의 바른길을 찾는 중용의 관점에서 제대로 된 국민대표를 선출할 수 있는 ‘선거법 개정'과 ‘선거구 획정'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