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침수방지 수문장 ‘한남 빗물펌프장’
장마철 침수방지 수문장 ‘한남 빗물펌프장’
  • 양대규
  • 승인 2023.09.1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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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한남 빗물펌프장 직원들이 펌프장 수조를 점검하는 모습.
용산구 한남 빗물펌프장 직원들이 펌프장 수조를 점검하는 모습.

 

용산구 펌프장 중 가장 큰 규모, 근무자 2명

저지대 침수취약가구 밀집지역 ‘책임감 막중’

호우발령시 밤샘 기본, 고가 장비 수리 직접

 

[시정일보 양대규 기자] 장마철 침수방지 수문장 ‘한남 빗물펌프장’무더위가 한 풀 꺾인 듯한 날씨이나, 여름 장마 때면 각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지방의회 의원들이 가장 먼저 현장시설점검에 나서는 곳이 있다. 바로 주민들의 주거지 침수 피해 방지를 위한 수문장 역할을 하고 있는 빗물펌프장이다.

용산구 한남 빗물펌프장은 11개 용산구 빗물펌프장 중 규모가 가장 클 뿐만 아니라 관내 저지대 침수취약가구가 밀집한 곳으로 장마나 호우 발생 시 다른 곳보다 긴장감이 높아진다.

빗물펌프장은 장마나 호우 시 하천 수위가 상승해 물이 배수로를 타고 저지대로 역류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수문을 가동해 호우시 하천 범람으로 인한 물의 유입을 막고, 배수펌프로 빗물을 강제로 다시 하천으로 내보내 관내 침수피해를 예방한다.

한남 빗물펌프장은 1970년 최초로 A펌프장이 설립됐고, 이어 2002년과 2018년 각각 전기실과 펌프장이 추가로 증설됐다.

총 3만5000톤의 집수정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유역면적은 250ha에 달한다.

지상에는 공영주차장이 조성됐으며 지하에 각각 6개의 펌프 시설을 갖추고 있는 데, 수문개폐를 통해 한강 수위 상승에 따라 실시간 대응한다. 제방의 높이는 16.4m로 만약 이를 초과할 경우 펌프장 또한 침수 위험에 놓이게 된다.

펌프장 수조 높이가 7m가 되면 본격적으로 관내 생활하수를 배출하는 데, 배출된 하수는 상암동 난지물재생센터로 흘러 정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관내 다른 빗물펌프장처럼 하수를 바로 배출하는 고지배수로식 방식이 아닌 펌프과정을 거쳐 조합수조 방식으로 배출하기에, 한남 펌프장은 호우 발생 시에도 수조에 모인 생활하수를 한강 수위 상황에 맞춰 배출해야하는 특수한 임무를 맡고 있다.

펌프장에는 평시에 상주 근무자 1명과 출퇴근 근무자 1명이 업무를 하고 있으나 기상청 호우주의보가 발생하면 이들 모두 24시간 상주하면서 비상근무태세에 들어간다.

김만근 주무관은 “시간당 100mm의 호우가 지속될 경우 근무자들은 야간에도 강수량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쪽잠을 잘 수 밖에 없다”며 “올 여름에는 비교적 호우주의보 발령이 적어 주민들이 다행히 큰 피해없이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근무자들은 서로 업무 분장을 하기보다는 정기적으로 펌프시설을 가동하며 함께 이상 여부를 점검한다. 경미한 고장인 경우에는 직접 수리가 가능하나 심각한 경우에는 장비 수리에 비용이 들어가는 데 변압기 1대의 가격 만해도 2000만원이 넘는 수준이다.

3만5000톤의 하수를 전부 배출하는 데에는 14분이 소요된다고 하나 근무자들이 여름철 장마에 느끼는 책임감은 그 무게를 측정할 수 없지 않을까 싶다. 평소 빗물받이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함부로 생활하수를 배출하는 것이 장마철 관내 침수피해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한 번 더 주민들이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양대규 기자 / yzizo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