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 지역주민 섬김이 지역 존재 가치 으뜸이다
시정칼럼 / 지역주민 섬김이 지역 존재 가치 으뜸이다
  • 권혁중 논설위원
  • 승인 2023.10.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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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중 논설위원
권혁중 논설위원

[시정일보] 우리는 섬김이라는 단어를 쉽게 쓰고 말한다. 그리고 ‘섬김’이라는 단어는 종교적 의미라고 이해하기도 한다. 탈무드에는 “누워 있는 자는 넘어질 염려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타인을 진정으로 섬기는 사람은 결코 누림의 교만에 빠지지 않고 진정으로 낮은 마음으로 어려운 자들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포용하고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며 함께 걸어가는 절대자의 섬김을 잘 표현하고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공직자가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로 ‘섬김’의 정신을 강조했다. 목민심서 치현결(治懸訣)을 인용한 글에서 ‘공직생활을 잘 할 수 있는 요체는 두려워할 외(畏)이니 백성을 두려워하여 언제나 마음에 두려움을 간직하고 있으면 허물을 작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나오는 백성에 대한 두려움(畏)이란 국민에 대한 ‘섬김’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공직자로서의 갖춰야 할 덕목은 시대정신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변할 수 없는 것은 ‘공직자들은 자신이 아니라 지역주민을 위해 일한다’는 점이다. 지역주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는 공직자가 지역주민을 위해 헌신 봉사하는 모습을 원한다. 주인의 힘을 믿고 ‘갑질’행세를 하는 마름이 아니라, 온갖 힘든 일과 허드렛일을 희생과 봉사로서 마다않는 공복(公僕, public servant)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 공무원을 국민의 공복이라고 부른다. 말하자면 ‘공복이란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이라는 뜻이다. 공복이란 개념은 법률상의 개념은 아니며 일반적으로는 공무원이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라고 규정한 헌법 제6조의 이념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의무와 책임의 면에서 본 공무원의 별칭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섬김을 일상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요즘 사회적으로 끔찍한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고가 부족하기 때문은 아닐까? 아니면 우리의 전통정신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성(誠)과 경(敬)에 대해 배운적이 없기 때문일까? 성(誠)은 하늘의 이법(理法)이며 마음의 참모습으로, 즉 `참이요, 거짓이 없는 것’을 말한다. 경(敬)은 성의 실천적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즉 성이 인간을 인간되게 하는 본연의 바탕이라 한다면, 경은 인간이 성에 다다를 수 있도록 실천하는 일체의 행위내용이라 할 수 있다.

자신에게 필요할 때만 ‘섬김’을 찾는 기회주의적 사고를 품고 있는 사람이 지역을 이끌어가는 시대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지역주민들로부터 지역을 이끌어 갈 리더로 선택받고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은 섬김에 대한 가치전파와 약속을 지켜야 한다. 주권을 가진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지역발전이나 주민섬김을 실천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지역주민 섬김이 없다는 것은 지역주민과의 소통도 없다는 것이다. 21세기가 원하는 진정한 리더십은 섬김과 소통이다. 스스로 상대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할 때 상대 역시 그에 맞는 진정성이 없다면 소통은 어려워진다. 소통은 타자와의 문제이고, 상호존중 및 이해가 전제되는 만큼 대화 자리에서 서로의 말과 생각, 의도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소통은 불가능하다.

지금 살고있는 사회는 일상이 다양한 문화속에서 존재하면서 첨단화되고 있는 기기들과 함께 하고 있다. 서로간의 ‘섬김’의 가치를 느끼게 할 수 있는 환경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높은 선지적 식견을 가진 조상들로부터 전통문화를 배웠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 하지 않던가.

지역주민 섬김이 가장 중요한 리더의 덕목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