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 이름 없는 논객의 호소
시정칼럼 / 이름 없는 논객의 호소
  • 최기복 논설위원
  • 승인 2023.10.1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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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복 논설위원
최기복 논설위원
최기복 논설위원

 [시정일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 세 가지 중요 요소를 순번 하면 첫째가 재난이다. 기후재앙으로 들이닥친 생태계의 파괴와 환경의 변화에 대처능력을 상실한 지구촌을 상상해 보라. 남의 일이 아니다. 대지진이나 쓰나미, 화산폭발 등도 재앙이다. 신의 노여움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은 감히 손을 쓸 수 없다는 것을 웅변한다. 부분적인 원인이겠지만 거시적 측면으로 해석해 본다면 이 또한 인간의 욕심에서 기인한다. 지구의 온난화를 부추기는 프레온 가스의 배출, 화석연료의 사용, 끝도 없이 채굴되는 부존자원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수자원의 이동은 쓰나미의 원인이다. 지구의 생명도 유한하다는 가설이 가능하다.

두 번째가 전쟁이다. 근세사 속에 인간이 인간을 학살한 사례를 들어 보면 독일정교도들의 유태인 학살, 일제강점기에 일본사람들에게 죽어간 300만에서 400만으로 추정되는 조선 독립군과 양민의 학살 1000만 이산가족을 만들어낸 참혹한 동족상잔의 6.25 전쟁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전쟁사가 역사책의 페이지를 늘려 준다. 전쟁의 주범은 강자로 군림하고 그 힘이 도를 넘어 약자의 소유물을 찬탈하려는 양심 없는 파렴치 정치지도자의 오판과 도발이 빗어낸 비극이다. 국지전에서 시작한 전쟁이 전면전으로, 전면전에서 진영전쟁으로 번지면 서로가 보유한 핵을 전쟁의 최종 도구로 사용, 공멸로 치다를 수밖에 없다.

이들 단말마적 도발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게 할 수 있다. 대안 없는 민초들의 낙천주의는 설마 어떻게 되겠지 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달구어지는 냄비 속의 개구리 신세를 못 면하게 된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해 준다. 러시아는 무엇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나? 러시아는 독립국가로 살림을 차린 우크라이나와 협력하고 소통하며 상호 호혜의 관계를 누린다면 행복을 공유할 수도 있다. 지금 전화(戰禍)로 양국국민들이 겪고 있는 공포와 전쟁에 불려 간 군인들의 생사문제에 대하여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인가. 중동전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밖에 없는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은 그 결과 보다 과정의 공포는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일이다. 대한민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시도 때도 없이 쏘아대는 미사일과 입만 벌리면 동족을 괴뢰로 몰아붙이며 입에 게거품을 무는 북한을 머리 위에 두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북한에게 무엇을 요구했나, 절(寺) 모르고 시주하는 형태의 지원만 해주고 얻은 것은 무엇인가?

세 번째가 정파 간 당파싸움이다. 자중지란에 절단나지 않는 국가는 없다. 대한민국의 당면한 위기는 국회 무용론에다 정당 무위론이다. 말꾼 정치지도자들의 오만과 독선이 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저들은 적대적 공생관계를 영위하면서 국민 혈세로 호의호식한다. 160여 가지의 특권을 누리면서도 돈과 권력 앞에 당당하지 못하다. 유일한 재주는 잘못을 상대 탓으로 뒤집어씌우는 것이 있다. 잘못은 네 탓 찾아볼 수도 없었지만 잘된 것은 내 덕,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고 네가 죽어야 내가 독식한다는 조직의 공동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들에게 조국이 있고 민족이 있는가? 철학이 있고 애정이 있는가? 국민 호도용 말재주로 핑계에 익숙하고 거짓말로 삶 전체를 도배하는 정치지도자들이다. 이들 정당 모리배들에게 일침을 가해야 할 언론 또한 예나 지금이나 당당한 목소리를 내는 일에 인색한 것 같다. 당파싸움은 국가의 내부에 상존하는 자중지란으로 나라 멸망의 기재가 된다는 것을 저들이 모를 리 없다. 그렇나 모른 체한다. 이들 정치꾼들에게는 재주가 있다. 상대에게 오물을 묻히는 재주 외에 나보다 선량하고 질 좋은 지도자의 싹을 아예 잘라 버린다. 정치시장을 악화가 양화를 지배하는 재주를 말한다.

그러나 정치 없이는 살 수가 없으니 답답하다. 정권의 안정도 시급하다.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게 호소한다. 논자는 민주당이 집권할 당시 저들의 오만과 독선을 질타했고 열흘 붉은 꽃 없다는 기고를 통하여 각성을 요청하였지만 마이동풍이었다. 그러나 그 버릇을 여전히 고치지 못하였고 결국 정권을 빼앗겼다. 힘겹게 빼앗아온 정권이 올 10월 11일 실시한 강서구청장선거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논자는 국민의 힘 진영이 패배할 것을 예언한 바 있다. 이유도 밝혔다.

윤석열 정권이 해서는 안될 정치덕목 중 제일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민주당이 집권 당시 행하였던 야당무시, 야당말살 작전에 전력을 소진하고 독선과 오만으로 민의의 수렴에 눈을 뗀 것인데 국민의 힘이 이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라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대통령의 전횡과 간섭이 심하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 외교 국방 통상에서 아무리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손 국민은 전정권의 하수인으로 여기게 되고 전과자 집단과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다. 심하면 현행범집단으로 오인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功)은 부하들에게 돌리고 책임은 지휘관이 져야 한다는 철학을 심어야 한다. 어부지리로 얻은 자리도 겸양과 소통으로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위대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 국민들은 국민의 힘이 미덥고 좋아서 정권을 쥐어준 것이 아니고 민주당이 싫고 미워서 국민의 힘을 선택했다. 그 전철을 밟아서야 되겠는가? 대한민국의 정체는 민주이고 국체는 공화국이다. 위의 세 가지를 지켜야 하는 파수꾼으로 거듭나야 한다. 국민의 소리는 "함께 잘살아 보세"다. (충청효교육원, 효학박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