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어떠한 경우라도 결코 근본을 잃지 말아야
시청앞 / 어떠한 경우라도 결코 근본을 잃지 말아야
  • 정칠석
  • 승인 2023.10.2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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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不知心體瑩然(부지심체형연)하여 本來不失(본래부실)하면 卽無寸功隻字(즉무촌공척자)라도 亦自有堂堂正正做人處(역자유당당정정주인처)니라.』

이 말은 채근담에 나오는 말로서 ‘마음 바탕을 스스로 밝게 하여 근본을 잃지 않으면 비록 공로가 없고 배운 것이 없더라도 스스로 당당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의미이다.

에라스무스는 그의 저서 <우신예찬>에서 사람이란 값어치가 없으면 없는 만큼 자만이 강하고 뻔뻔스러우며 차츰 오만해지고 차츰 뻐긴다고 했다. 자만심이야말로 모든 지혜의 막다른 길이 아닐 수 없다.

마음 바탕을 스스로 밝게 해 근본을 잃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러한 뻔뻔스러움과 오만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런 사람은 그런 뻔뻔스러움과 오만을 일찌감치 그의 몸과 마음으로 깔고 앉아 있기 때문이다. 밖으로부터 보고 듣고 해 자신을 이루지 말라.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부터 자신을 밝게 해 그 빛으로 바깥을 비추며 자기 자신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작금에 들어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공익 신고한 제보자가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하려 했으나 민주당의 반발로 무산됐다. 지난해 1월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불법 유용 의혹을 공익 신고했던 전 경기도 공무원 조명현씨는 최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장예찬 청년최고위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무엇이 두려워 국감 참고인으로 나가는 것을 기필코 뒤엎어 무산시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또한 조씨는 “이 대표와 부인 김혜경씨가 해온 일은 명백한 범죄행위이며 절대 있어서도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혈세를 죄책감 없이 사적으로 유용하고 공무원을 하인처럼 부린 분이 국민 고충을 헤아리며 어루만져 주고 민생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국감은 의원들이 국민을 대리해 국정 현안 전반을 묻는 자리로 흔히 국회의 꽃이라고 불리어진다. 국정 견제를 위한 국회의 고유한 권한을 이렇게 당리당략으로 일관해서 되겠는가. 국회의원들은

작금의 사태를 보면 국민을 말할 자격이 없다. 부실 국감은 정부의 실정과 관련자들의 범법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차제에 정치권은 더 이상 국감 무용론이 나오지 않도록 정략적 판단을 삼가하고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실효성 있고 내실있는 국정감사를 단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