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승 로 성북구청장 / “경제 활성화, 명품도시 성북 이뤄 내겠다”
이 승 로 성북구청장 / “경제 활성화, 명품도시 성북 이뤄 내겠다”
  • 문명혜
  • 승인 2023.11.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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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민선8기 성북구의 비전을 듣는다
이 승 로 성북구청장
이 승 로 성북구청장

 

[시정일보 문명혜 기자] 작년 7월에 닻을 올린 민선 8기 4년 여정이 3분의 1 지점인 1년 4개월이 지났다.

이즈음은 지방정부의 청사진이 서서히 가시화되는 시기이기도 한데 뜻밖에 장애물을 만나 고전중이다.

코로나와의 긴 싸움으로 행정력의 상당부분을 소진할 수 밖에 없었던 민선 7기와 달리 민선 8기엔 평탄대로가 펼쳐지길 기대했지만 이번엔 고금리, 고물가 파고가 지방정부를 괴롭히고 있다.

본지는 민선 8기 지방정부들이 어떻게 위기를 이겨내면서 발전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궁금해 할 독자들을 대신해 자치구의 문을 두드려 오고 있다. 이번호는 현장행정의 아이콘,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이끌고 있는 성북구다. -편집자주-

 

주제별 현장구청장실서 청년 의견을 경청하는 이승로 구청장(우측).
주제별 현장구청장실서 청년 의견을 경청하는 이승로 구청장(우측).

이승로 구청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집무실을 가진 구청장”이란 별명을 좋아한다.

오랫동안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현장구청장실을 운영하며, 현장을 가장 중요한 업무영역으로 삼아 온 이 구청장에게 이 별명은 주민들이 보내준 훈장과도 같은 것이다.

현장행정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승로 구청장에게 민선 8기 성북구정의 주요 현안을 들어본다.

 

-민선 7기 4년에 이어 민선 8기 1년 4개월, 5년 4개월 동안 성북구정을 맡아 온 소감은.

“성북발전을 위한 진심과 노력을 알아보시고 격려와 응원을 보내 주신 주민들과 직원들 덕분에 힘든 줄 모르고 달려왔다. 감사드린다.

오랜 경기침체로 민생이 위협받고 주민 삶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는 자치구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오로지 민생’이라는 나침반이 돼 주신 구민들을 위해 앞으로도 ‘바른 길을 가면 근심이 없다’는 고사를 잊지 않고 구정에 임하겠다.”

-지난 5년 4개월간의 ‘이승로 성북구정’을 총평한다면.

“민선 7기 취임 당시 ‘현장중심, 사람중심’ 구정철학을 밝히고, 주민들과의 소통을 넓히기 위해 ‘동별 현장구청장실’을 운영하면서 재개발ㆍ재건축 신속추진단 설치, 성북사랑상품권 발행, 교통 인프라 확대, 창업생태계 구축, 도로열선 설치 등 여러사업을 진행했다.

구민들께서 민선 8기 이어달리기 선수로 선발해 행정의 연속성을 허락하신 뜻을 받들어 구청장의 책무를 성실하게 실천해 나가겠다.”

-민선 7기에 이어 민선 8기에도 ‘현장구청장실’을 운영하며 현장행정의 아이콘이 됐다. 현장을 그토록 중요시하는 이유는.

“현장구청장실은 구민들을 찾아 목소리를 듣고 함께 고민하며 해결책을 찾아 더 나은 성북을 지향하는 성북의 대표 사업이다.

민선 7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5월엔 아이행복ㆍ청년ㆍ공동체ㆍ복지ㆍ주민자치 등 다섯가지 주제를 심도있게 토론하는 ‘주제별 현장구청장실’을 시도했고, 11월15일까지 운영되는 하반기 일정엔 당일 참석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영상제안’ 코너를 도입해 주민들과의 소통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성북구는 현재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재정비ㆍ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구민의 가장 큰 관심사인 재개발ㆍ재건축 진척 현황은.

“현재 성북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124개 구역의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곳은 장위뉴타운, 길음뉴타운이 있는 21개 구역이다.

모아주택도 작년 석관동에 두 곳이 선정돼 현재 정비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성북구는 문화예술교육센터, 도서관, 키움센터, 가족센터 등 생활문화인프라를 조속히 추진해 주거명품도시로의 도약을 이뤄 나가겠다.”

 

이승로 구청장(우측)이 관내 안전취약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이승로 구청장(우측)이 관내 안전취약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장위뉴타운과 신월곡1구역 재개발 사업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은데 진행 상황은.

“장위뉴타운은 서울시 35개 뉴타운 중 최대규모로, 북서울꿈의숲 등 녹지공간도 풍부해 기대가 높은 사업지이다.

장위 1구역, 2구역, 5구역, 7구역은 사업을 마치고 입주 완료했고, 4구역은 2025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진행중이며, 나머지 지역들도 신속히 착수되도록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2009년 1월에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신월곡 제1구역은 장기간 지연되다가 얼마전인 10월16일부터 이주가 시작돼 내년에 성매매 집결지 ‘미아리 텍사스’를 철거하고, 2025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에 무차별 범죄가 잇따르면서 각 자치구에서 대응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성북구가 마련한 대책이 있다면.

“지난 7월 신림역 무차별 범죄 발생 직후 우리 구는 구청, 의회, 경찰서, 소방서, 교육지원청 등 유관기관이 모여 긴급회의를 연이어 열고, 범죄예방 순찰과 우범지역에 지능형 CCTV 설치 확대 등 대책을 세웠고, 의료ㆍ복지 프로그램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사회안정책도 마련했다.

등산로와 둘레길에 지능형 CCTV와 LED 보안등 추가 설치, 기존 비상벨 외 4000대가 넘는 지능형 CCTV에 비상벨을 장착시키고, 순찰참여자에겐 경광봉, 조끼, 보호장비도 적극 지원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다.”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가 늘어나면서 정부는 물론 기초자치단체의 역할도 부각되고 있다. 복지사각지대를 최소화 하기 위한 성북구의 사업이 있다면.

“작년 10월부터 지역사정에 밝은 주민 120명을 ‘구석구석발굴단’으로 조직해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언제든지 전화주세요’ 스티커를 곳곳에 붙이는 등의 노력으로 47건의 제보를 접수해 맞춤형 지원 중에 있다.

또 온라인 카카오채널인 ‘성북희망톡’을 운영해 위기상황 의심가구를 찾는, 능동적인 복지망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성북구는 ‘대학도시’로 유명하고, 자치구 처음으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시작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업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계획인지.

“성북구는 전국 자치구 중 관내 소재 대학이 8곳으로 가장 많고, 인구의 30%가 청년인 젊은 도시로, 지속적인 물가상승으로 청년의 식비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생겼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대학생이 1000원, 정부가 1000원, 그 외 금액은 학교가 부담하는 형태로 참여 대학도 소수, 혜택 인원도 소수인 사업이었다.

이에 성북구는 지난 4월 관내 대학총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구가 학교부담금 1000원을 지원키로 하자 고려대 외에 국민대, 동덕여대, 서경대, 성신여대, 한성대 등 5개 대학이 추가로 참여했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학생들의 반응은 당연히 뜨거운데 주변지역 상권보호도 고려해 가며 추진할 계획이다.”

 

관내 전통시장서 장 보며, 상인들의 민심을 살피는 이 구청장(우측).
관내 전통시장서 장 보며, 상인들의 민심을 살피는 이 구청장(우측).

-길음동 삼양로가 청년들이 창업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으로 변신했다. 주요 사업내용은.

“길음동 삼양로는 불법유해업소가 즐비하던 곳인데 청년도시인 성북의 특성을 살려 재작년에 ‘길음청년창업거리’로 지정했고, 현재는 청년창업 메카로 진화하고 있다.

성북구는 이외에도 청년창업가에게 업무ㆍ주거공간을 지원하는데 벤처창업지원센터, 성북창작소, 도전숙(15개동 214호실) 등 여러 시설을 제공해 임대료 부담을 줄여주고 있고, 앞으로도 적시성과 실효성을 갖춘 정책으로 청년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펼쳐 나가겠다.”

-성북구는 정부의 예산삭감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강조했는데 현장반응과 향후 계획은.

“올해 성북사랑상품권 관련 정부예산은 전액 삭감됐지만 성북구는 올해 610억원 발행계획을 세웠고, 할인율은 7% 정도다.

발행때마다 2시간 이내에 완판되고 있다. 상인분들은 성북사랑상품권이 매출을 올린다고 좋아하고, 주민들은 많게는 한 달 수강료를 절약할 수 있어 사교육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며 발행규모를 늘려달라는 목소리가 높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민선 8기에 만들고 싶은 성북구를 짧게 요약한다면.

“코로나 대유행으로 타격받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청년들의 요구를 반드시 정책으로 반영하겠다. 또 도시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서울의 대표 명품도시로 만들고, 현장구청장실 운영 등을 통해 주민과 소통하며 삶의 현장을 지켜 내겠다.”

-성북구 발전을 위해 구민들과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구민들께는 구정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성북발전을 앞당기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 주시길 당부드린다.

직원들에겐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해 경제활성화에 힘써 주길 바라고, 구민들의 삶속에 들어가는 솔선수범으로 구정에 대한 이해와 신뢰의 폭을 넓혀 주시길 부탁드린다.”

문명혜 기자 /myong5114@daum.net

 

기자가 본 민선8기 이승로 성북구정

탈권위 현장행정 아이콘

 

현장구청장실에서 주민들의 질문에 즉답하며 지역현안을 설명하는 이승로 구청장.
현장구청장실에서 주민들의 질문에 즉답하며 지역현안을 설명하는 이승로 구청장.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살아있는 지방자치 역사이자 현장행정의 아이콘이다.

이승로 구청장은 1995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2대 성북구의원을 시작으로 성북구의원 2번, 서울시의원 1번, 민선7기와 8기 성북구청장 재선까지 지방선거 총 5선 경력의 베테랑이다.

탈권위와 현장행정은 이승로 성북구정의 정체성이자 상징이다.

성북구 행사장에 가보면 이 구청장은 의자에 앉아 있는 주민들보다 낮은 위치, 즉 바닥에 앉곤 하는데 이는 자신이 주민의 공복임을 드러내는 것으로, 관내 주요 내빈들도 자연스럽게 따라할 정도의 이색풍경이다.

‘현장’은 이승로 구청장이 주민과의 소통을 넓히고 구정에너지를 얻는 원천이자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독보적 영역이다.

지난 5년여 동안 현장구청장실을 운영하며, 최소 5000곳 이상을 다니며 주민들의 민원을 듣고 해결책을 제시해 왔으니 그가 모르는 지역현안이 있을리 만무하고, ‘현장행정의 아이콘’이라는 별명이 붙여진 것이다.

기후불문, 명절불문 계속되는 현장행정은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수준으로, 현재는 주제별 토론, 영상을 통한 민원접수로 진화해 가고 있다.

성북구만의 독특한 사업은 민선 7기 ‘도로 열선 설치’에 이어 민선8기엔 고물가로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관내 대학생을 위한 ‘천원의 아침밥’을 들 수 있다.

사업비가 크지 않지만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학교를 가진 기초자치단체의 특성을 살려 이런 사업도 구청에서 할 수 있구나하는, 공공행정 영역의 지평을 넓혀준 사업이라 할 수 있다.

민선 8기 성북구정의 최대 과제는 역시 주민들의 관심이 높은 재개발ㆍ재건축인데, 이승로 구청장은 재개발ㆍ재건축 신속추진단을 설치해 ‘속도감’과 ‘퀄리티’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을 세운 후 공을 쏟고 있는 중이다.

이승로 구청장은 어떤 직원을 중용할까. 능력있는 직원이 우선 눈에 들어오지만 직원들 사이에 평판이 좋은 직원도 선호한다.

성과주의 외길은 조직의 안정을 해치고 근무환경이 척박해지는 단점이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성과’와 ‘다면평가’ 두 개의 기준을 혼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구정철학에 ‘현장과 사람중심’을 담고 있는 이 구청장은 주민들이 자신을 보며 혹시 ‘높은 사람’처럼 대할까봐 경계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구정지향과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자 생각에 크게 걱정할 필요 없어 보인다. 매일 아침 그들과 함께 청소하고, 1년 내내 거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으니 친근한 ‘동네 아저씨’처럼 생각하지 않을까. 문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