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리더는 상전벽해(桑田碧海) 의미를 새겨야 한다
시정칼럼/ 리더는 상전벽해(桑田碧海) 의미를 새겨야 한다
  • 권혁중 논설위원
  • 승인 2023.11.16 10:00
  • 댓글 0

권혁중 논설위원
권혁중 논설위원
권혁중 논설위원

[시정일보] 우리는 세상이 많이 변했을 때 상전벽해라는 고사성어를 많이 쓴다. 상전벽해 의미는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는 뜻으로, ‘세상(世上)이 몰라 볼 정도(程度)로 바뀐 것. 세상(世上)의 모든 일이 엄청나게 변(變)해버린 것’을 일컫는다. 이 고사성어의 유래는 <신선전(神仙傳)>의 ‘마고선녀이야기’에 나오는 말이다.

‘어느 날 선녀 마고가 왕방평(王方平)에게 “제가 신선님을 모신 지가 어느새 뽕나무밭이 세 번이나 푸른 바다로 변하였습니다[桑田碧海]. 이번에 봉래(逢萊)에 갔더니 바다가 다시 얕아져 이전의 반 정도로 줄어 있었습니다. 또 육지가 되려는 것일까요.”

우리는 지방에 살든 대도시에 살든 지역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이를 위해 변화와 발전에 대해 올바르고 건강한 관념을 품은 리더가 이끌어갈 수 있다고 믿고 그를 선택한다. 그러나 우리가 선택한 리더가 지역발전이나 변화를 위해 열린 생각이나 경쟁력 있는 지역을 만들려고 진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자신의 명예와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민심을 등한시하고 있는 건 아닐까? 마치 선택받은 리더는 자신만이 민심을 가장 잘 헤아리고 있고 자신만이 지역을 변화·발전시킬 수 있다는 교만(驕慢)에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삼세 번'이란 말을 자주 한다. 무슨 일이든 세 번은 해 봐야 된다는 뜻도 있고, 세 번 정도하면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삼 세번은 일상의 삶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규범이나 정치문화에도 적용된다. 보통 두 번째까지는 용서를 해도 세 번째 잘못을 저지를 경우 합당한 벌을 받는다.

법정에서 선고를 할 때도 방망이를 세 번 두들기고 한국이든 외국이든 국회에서 법안 통과나 부결에도 의사봉을 세 번 치면 그것으로 끝이다. 이처럼 3이란 숫자는 완성(完成) 또는 종결(終結)의 의미가 강하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세 사람이 우기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는 말이다. 세 사람이 서로 짜고 호랑이가 있었노라고 거짓말을 하면 안 속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선출직 리더를 뽑을 때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처럼 최대 세 번까지 할 수 있도록 정하는 것이 발전적 문화가 아닐까 한다. 어떤 분야든 전문가는 늘 나온다. 정치분야도 똑같다. 한사람이 한 지역에서 10년 이상 선택받는다면 그 지역을 변화·발전시킬 수 있는 인재가 나올 수 있을까? 선거철이 되면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세대교체(世代交替)다. 세대교체는 정치뿐만 아니라 기업, 연예계 등에도 적용된다. 특히 기업은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차게 세대교체가 단행된다. 그러나 선출직을 뽑는 쪽에 있어서는 세대교체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기존의 권력을 가진 사람 즉 기득권층이 자신들만이 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선 예비주자는 세대교체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이제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시간이며 횃불을 넘겨줘야 한다.”

지금 우리 실정과도 부합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세상은 늘 변하며 새롭고 경쟁력 있는 역량을 품은 인물은 나온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란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이 전해져 내려오는 이유는 새 술이라도 낡은 부대에 담을 시 기존에 있던 맛과 섞여 그 신선한 맛을 잃기 때문이다.

상전벽해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고, 집착보다는 열린 생각 그리고 아집보다는 미래지향적이며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건강하고 건전한 리더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