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마음이 흘러, 통(通)하다
기자수첩 / 마음이 흘러, 통(通)하다
  • 전주영
  • 승인 2023.11.2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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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 기자 jeonjuyoung@gmail.com
전주영 기자
전주영 기자

[시정일보 전주영 기자] 어느덧 2023년도 50일이 채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되돌아보며 새로 만난 인연과 소원해진 관계를 떠올려본다. 새로운 인연이 반가우면서도, 멀어진 관계에 아쉬움이 피어오른다.

둥글둥글한 대화로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일방적인 통보를 일삼는 이와는 경직된 관계가 이뤄지기 마련이다.

지방자치 현장에서는 어떤 소통이 이뤄지고 있을까.

지난 7월, 강변우성아파트 일대에 30여 년간 자리 잡고 있던 포장마차들이 물리적 충돌 없이 모두 철거된 일이 있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소통하며 발전하는 행복 광진’이라는 슬로건으로 민선 8기 첫 항해를 시작했다. 취임 후 강변역과 건대역 일대 불법 노점상을 정비하겠다는 기조를 밝힌 김 구청장은 오랜 민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노점 철거를 위해 수개월에 거쳐 ‘느리지만 꾸준히 소통’했다고 한다.

처음엔 포장마차로 생계를 유지한 노점 운영주들의 거센 반발이 있었지만, 하루 두 차례씩 찾아가 얼굴을 마주하고 지속적인 대화와 설득을 통해, 모든 운영주의 동의를 얻어 평화롭게 철거를 진행할 수 있있다. 노점과 뒤편의 화단이 철거된 곳은 보행환경을 개선해 주민의 품으로 돌아갔으며, 생계형 노점상에 대해서는 최소한 범위 내에서 허가제 도입 검토 중이다.

갈등과 물리적 충돌이 떠오르는 노점 철거 과정이 소통을 통해 평화롭게 변했다. 사람의 마음이 담긴 소통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주는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자, 믿음을 키워주는 중요한 영양소라는 생각이 든다.

뿐만 아니라 내부 직원들이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편 사항에 대해 편하게 제안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좋은 친구의 소통 발전소’를 운영하고, 근로자의 날을 맞아 출근길 청사 앞에서 아이스크림 트럭 이벤트를 여는 등 직원들을 직접 마주하며 응원했다.

단순한 이벤트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가까이 마주하고 이야기를 경청할 기회를 만드는 것 자체가 소통의 첫 번째 발걸음이 아닐까.

소통 문화를 활발히 해 구정에 힘을 싣고, 현장에서 주민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적시에 불편함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돋보이는 광진구의 앞날이 기대된다.

남은 2023년, 격의 없는 소통이 활발해지길 바라며, 독자들의 한 해 마무리가 따뜻해지길 기원한다.